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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佛畵는 소박하고 서민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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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사후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국립중앙박물관의 특별전 '영혼의 여정-조선시대 불교회화와의 만남'(2일부터 10월 5일까지)에서는 불교의 내세관을 엿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는 죽은 사람이 저승사자를 만나, 죄를 심판받고, 자비와 구제를 받아 극락세계로 인도되는 과정을 '사여래도'(보물 1326호.사진), '영산회상도''감로탱''아미타극락회상도' 등 40여점의 그림과 불교 장엄구를 통해 보여준다.

조선시대 불화는 고려시대와 달리 억불숭유책으로 인해 서민적이며 소박하게 변모했다. 기왓장에 깔려 죽는 등 비명횡사하는 인간들을 그린 '감로탱'의 부분처럼 통속적인 장면은 고려시대 불화에서는 발견할 수 없다.

이는 왕실과 귀족의 후원을 받던 불화가 조선시대에는 민간으로 옮겨간 결과다. 조선시대 불화에는 심지어 조앙신(부엌신) 같은 우리의 전통 재래신까지 같이 등장한다.

특별전은 저승가는 길, 죄의 심판, 자비와 구제, 수행과 염원, 극락 다섯가지 주제로 나뉘어 진행된다. 저승가는 길 부분에는 백마 혹은 흑마를 타고 나타나, 망자의 집에서 지옥왕의 명령을 전한다는 저승사자를 그린 불화와 나무조각상, 죄의 심판 부분에는 차례대로 심판을 내리고 형벌을 준다는 열명의 지옥왕(시왕.十王)의 모습, 또 시왕 중 다섯번째 염라대왕 앞에서 전생의 업을 비춰본다는 업경대라는 거울 등이 그림과 조각으로 전시돼 있다.

또 자비와 구제 부분에는 지옥에 빠진 중생을 구제한다는 지장보살, 수행과 염원 부분에서는 인간으로서 깨달음의 경지에 도달했다는 나한과 고승의 초상, 극락 부분에서는 아미타불의 극락정토, 질병의 고통이 없는 약사정토 등의 모습을 구현한 불화들을 보여준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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