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옷 진열, 생일 미역국까지…준희친부 소름돋는 자작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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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준희(5)양 시신을 유기했다고 자백한 친부 고모(36)씨는 준희양의 사망 사실을 숨기려고 치밀하게 알리바이를 꾸민 것으로 드러났다.

고준희(5)양의 시신을 버린 혐의(사체유기)로 긴급체포된 친부 고모(36)씨가 29일 오전 5시30분쯤 전주 덕진경찰서에 들어서고 있다. 김준희 기자

고준희(5)양의 시신을 버린 혐의(사체유기)로 긴급체포된 친부 고모(36)씨가 29일 오전 5시30분쯤 전주 덕진경찰서에 들어서고 있다. 김준희 기자

29일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전주 덕진경찰서에 따르면 고씨는 내연녀의 어머니 김모(61)씨와 함께 준희양이 숨진 직후인 지난 4월 26일부터 실종신고를 하기 전까지 8개월간 철저히 ‘이중생활’을 했다.

이들은 매달 양육비 명목으로 은행 계좌를 통해 60만∼70만원을 주고받았고 집안에는 장난감과 어린이옷 등을 진열해 아이가 함께 사는 것처럼 꾸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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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이웃들에게 “아이 때문에 일찍 들어가 봐야 한다”면서 귀가를 재촉하기도 했다. 또 준희양 생일인 지난 7월 22일에는 “아이 생일이라 미역국을 끓였다”며 이웃에게 나눠주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들의 자작극은 최근 들어 아이 생필품을 구매한 내용이 없고 준희양 칫솔에서 유전자가 검출되지 않은 점 등을 수상하게 여긴 경찰의 과학수사에 덜미를 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고씨가 김씨에게 매달 계좌를 통해 양육비를 보내는 등 준희양을 실제 키우는 것처럼 알리바이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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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고씨는 고씨는 내연녀 이모(35)씨와 함께 지난 8일 전주시 아중지구대에“딸이 실종됐다”고 신고했다. 이씨의 어머니 김씨가 준희양을 돌보다가 지난달 18일 집을 비운 사이 사라졌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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