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가 금수저들 많아 열등감 시달리는 취준생에게 한 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일 서울 강남의 공간29에서 진행된 페이스북 친구들과의 만남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일 서울 강남의 공간29에서 진행된 페이스북 친구들과의 만남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 “금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나 스스로 망치지 않기 쉽지 않다”면서 “계속 부딪히는 경험을 쌓고 끊임없는 시행착오를 겪으라”고 말했다.

22일 강남서 페친들과 3시간반 대화 #“금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나 #스스로 망치지 않기 쉽지 않다”

그는 이날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직장인과 소상공인, 취업준비생 등 페이스북 친구 38명과 오프라인 만남을 갖고, “채용비리 문제도 있고, 주변을 둘러보면 금수저들이 많은데, 취준생 입장에서 계속 남들과 비교하고 열등감이 생기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지혜와 조언을 부탁한다”는 요청에 이같이 밝혔다.

김 부총리는 “오늘의 나를 만든 것은 경험”이라며 “천막집 생활을 하면서 남이 하기 힘든 경험과 어려움을 겪었고, 비슷한 처지인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씨를 보면서 사람의 사람에 대한 이해와 진정한 마음을 배웠다”고 말했다.

다수의 참석자가 질문한 ‘힘든 시절을 어떻게 이겨냈느냐’는 내용에 김 부총리는 ‘독서’와 ‘호기심’을 꼽았다. 그는 “스티브 잡스가 스탠포드대 졸업식 연설에서 ‘살면서 점을 툭툭 찍어놨는데 어느 순간 그 점들이 연결돼 선이 돼 있다’는 말을 했다”며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던 책읽기가 인생에서 내가 느끼는 것보다 더 큰 영향을 미쳤고 나중에 그 점이 연결돼 내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이 자리에 나온 젊은 친구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대학 못 간 일, 직장생활에서의 푸대접 등으로 인해 젊은 시절 나는 내성적이고 겁쟁이였으며 훨씬 열등감도 많았다”며 “그 후 수많은 도전과 노력을 했는데 그 과정에서 호기심을 늘 유지했고 지금도 보고자들에게 늘 ‘이거 왜 하려고 하지?’라는 질문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트레스받지 말고 받아들이되 작은 용기를 조금씩 내면, 어느 순간에 내가 바뀌어 자신감이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부총리는 “독서, 호기심, 경험, 환경 등 여러 가지를 말했지만 한 가지 꼭 추가하고 싶은 것은 낙관적인 자세”라며 “절대 빈곤에 있던 때, 직장생활을 하면서 비교적 낙관적인 자세를 가졌는데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더라면 여러 번 넘어지는 고비에서 다시 일어나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아주대 총장시절 인연이 있던 학생들로부터 선물 받은 ‘돌아온 총장빵’을 먹고 있다. [뉴스1]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아주대 총장시절 인연이 있던 학생들로부터 선물 받은 ‘돌아온 총장빵’을 먹고 있다. [뉴스1]

이날 김 부총리는 ‘가장 불쌍한 공직자’에 대해 “자기 몸에 안 맞는 큰 옷을 입은 사람이기 때문에 사무관 때, 서기관 때, 국장 때, 차관 때, 장관 때마다 그에 맞게 성장해야 한다”며 “공무원마다 성장의 속도나 성장하는 시기가 다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대나무의 마디처럼 자리가 높아질 때마다 사람도 그에 맞게 커야 한다”고 말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