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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손학규, 국민의당 ‘분당열차’ 변수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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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이 21일 당무위원회를 열어 전날 안철수 대표가 제안한 '바른정당과의 통합' 여부를 묻는 전 당원 투표를 하기로 결정했다. 반대파는 "투표 저지 운동을 할 것 ”이라고 맞섰다. 통합파와 반통합파 양측에서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손학규 국민의당 상임고문도 이날 오후 귀국했다.

국민의당 손학규 상임고문이 2개월 보름가량의 미국 체류 일정을 끝내고 2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 손학규 상임고문이 2개월 보름가량의 미국 체류 일정을 끝내고 2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①돌아온 손학규 어떤 역할 할까

손 고문은 당초 27일 돌아올 예정이었지만 귀국 일정을 앞당겨 이날 오후 귀국했다.

손 고문은 귀국 후  “내가 할 소임이 있다면 마다치 않겠다”며  “위기를 극복하고 당을 살리기 위해 나의 마지막 티끌 같은 힘이나마 보태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와 박지원 전 대표 등을 직접 만나 어떻게 화합으로 나아갈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손 고문은 통합에 대해서는 “(개헌을 통한)7공화국 건설에 중도 통합 세력이 중심적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이 통합은 결코 보수 통합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정치ㆍ사회적 적폐를 해소하고 좌우 동서 넘어 함께 잘사는 나라 만드는 개혁적 중도 통합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 측에서는 손 고문이 통합에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손 고문은 지난 대선 때 바른정당과의 연대 필요성을 언급했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손 고문의 역할 등에 대해서는 아직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다”며 “통합에 대해 긍정적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손 고문의 귀국장에는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이 나가기도 했다.

반면 통합 논의 중단을 원하는 중재파와 반통합파에서는 손 고문이 안 대표 대신 당을 수습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정동영 의원은 “안철수 대표에게 다른 정치인은 도구 아니면 적”이라며 “손 고문이 안 대표의 도구가 될 리 만무하다”고 견제했다. 특히 정 의원 등은 손 고문이 통합보다 ‘개헌연대’ 등에 관심을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손 고문은 이날 “현시점에서 국민의당의 역사적 책무는 제왕적 대통령제를 폐지하고 연합정치를 제도화하는 것 ”이라고 했다.

손 고문이 당분간 특정 세력에 힘을 실어주기 보다 중재자로서 국민의당 내에서 자신의 공간을 마련할 가능성도 있다. 손 고문은 “통합을 위해서 당내 화합이 기본이고 우선”이라며 “당이 이대로 분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손학규 국민의당 상임고문(오른쪽)이 당초 일정을 앞당겨 21일 오후에 귀국했다. 사진은 지난 5월 대선 선대위 해단식에서 안철수 당시 후보과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이 악수하는 모습. 왼쪽은 박지원 당시 국민의당 대표. [중앙포토]

손학규 국민의당 상임고문(오른쪽)이 당초 일정을 앞당겨 21일 오후에 귀국했다. 사진은 지난 5월 대선 선대위 해단식에서 안철수 당시 후보과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이 악수하는 모습. 왼쪽은 박지원 당시 국민의당 대표. [중앙포토]

②결정된 전 당원 투표

전 당원 투표의 안건은 ‘바른정당과의 통합 찬반과 관련한 안 대표의 재신임을 묻는 전 당원 투표’로 정했다. 전 당원 투표는 27~31일 케이보팅(K-VOTING)과 ARS 등을 통해 실시한 후 31일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 전 당원 투표를 관리할 선관위원들은 신용현ㆍ이동섭ㆍ채이배 의원 등 안 대표와 가까운 비례대표 의원들이 맡았다.

이에 반통합파는 전 당원 투표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조배숙ㆍ유성엽ㆍ이상돈ㆍ박주현 의원 등 반통합파 의원들은 성명서를 내 “전 당원 투표에 대한 안건은 당헌을 위반한 것이기 때문에 성립될 수 없고 원천무효”라며 “당을 분열시키는 전 당원 투표 거부 운동을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중재파에 속한 김동철 원내대표도 이날 “받아들일 수 없다”며 “당이 만신창이 되는 모습만 국민에게 보여 줄 거고 정치인 안철수 리더십도 정말 땅에 떨어질 것 ”이라고 말했다.

전 당원 투표가 성사돼도 난관은 여전하다. 반통합파 측에서는 전 당원 투표율이 낮을 경우 투표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할 태세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가 2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로 열린 제9차 당무위원회의를 마치고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가 2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로 열린 제9차 당무위원회의를 마치고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③분당 규모는 어떻게 될까

통합파와 반통합파의 감정 대립이 계속되며 당은 이미 분당(分黨) 상황이다. 이날 당무위 때도 통합파와 반통합파 간의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탈당해 신당을 창당하는 험한 길을 가기는 쉽지 않은 만큼 분당 규모는 3~4명 선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반면 반대 측에서는 “합당을 하려면 안철수 대표가 나가면 된다”는 입장이다.

박지원 전 대표는 이날 라디오에서 “안철수 대표가 그렇게 보수 대야합 합당하고 싶으면 나가서 해라”며 “스님이 절이 싫으면 절이 떠나냐,. 스님이 떠나셔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도 반대파 의원들을 향해 거센 반발을 쏟아냈다. 정동영 의원과 천정배 의원은 이날 안 대표가 추진하는 전 당원 투표에 대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헌법 찬반 국민투표‘, ‘유신 쿠데타적 발상’ 등으로 비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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