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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보훈처발 적폐 청산 … 박승춘 전 처장 수사 의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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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박승춘

박승춘

국가보훈처는 자체 감사를 벌인 결과 박승춘(사진) 전 처장이 각종 비위 사실을 묵인했다는 의혹(직무유기)에 대해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19일 밝혔다. 보수 성향의 ‘관제데모’에 동원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와 상이군경회도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보훈처는 “공직 기강은 물론 향후 우리 보훈가족들의 생활 안정과 복지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보훈처 자체의 적폐 청산이라는 주장이다.

보수 성향 관제데모 동원 의혹 #고엽제전우회·상이군경회도

보훈처에 따르면 박 전 처장에 대한 의혹은 ▶나라사랑공제회의 비위나 ▶‘함께하는 나라사랑’ 전임 이사장의 불법 행위 등과 관련해 감독을 잘못하거나 축소 감사를 지시한 사항이다.

나라사랑공제회는 2011년 보훈처 창설 50주년에 만들어진 직원 공제회다. 공제회 측은 설립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보훈처 업무와 관련한 5개 업체에 공동사업 제안, 용역 계약 등 특혜를 주면서 대가로 1억4000만원의 출연금과 3억5000만원의 수익금을 받았다. 보훈처 소관 공익법인인 ‘함께하는 나라사랑’의 전임 이사장 유모씨는 재단 자금 10억원을 사적으로 쓴 사실 등이 발각돼 검찰에 고발됐다.

보훈처는 또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와 상이군경회가 불법적 정치활동을 벌이고 허가받지 않은 수익사업을 한 행위가 밝혀졌다며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박 전 처장은 이명박 정부부터 박근혜 정부까지 6년간 재임했다. 재임 중 5·18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반대하고, 이념적으로 편향됐다고 지적된 나라사랑 교육을 적극적으로 권장해 늘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이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 들어 첫 번째로 경질된 데 이어 사퇴 7개월 만에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정치 보복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보훈처의 논리대로라면 박 전 처장이 보훈처장으로서 비위 사건들에 대해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기 때문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변호사는 “불법 행위를 하거나 비위를 저지르지 않았는데도 다만 ‘일을 잘못한 죄’로 검찰 수사를 받는 격”이라며 “횡령이나 배임 의혹도 없으니, 검찰에 청부 수사를 맡겨 박 전 처장을 잡아달라는 의도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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