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 공부] 겨울방학 때 승마장 가보자 … 학업 부담 훌훌, 체력·집중력 쑥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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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비교과 활동 곧 긴 겨울방학이 시작된다. 비교과 활동에 관심이 많은 학부모 사이에서 승마가 주목을 받고 있다. 아이들의 학기 중 학업 스트레
스를 해소하고 체력은 물론 집중력 향상, 바른 인성 교육에도 도움이 되는 승마 프로그램에 대해 알아본다.

소노펠리체 어린이 승마캠프에서 어린이들이 말을 타고 있다.

소노펠리체 어린이 승마캠프에서 어린이들이 말을 타고 있다.

추위에 움츠러들기 쉬운 겨울방학을 맞아 자녀의 체력과 다양한 활동에 대해 고민하는 학부모가 많다. 스마트폰, 컴퓨터게임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특별한 체험을 하길 원한다면 승마가 제격이다. 활동량이 줄고 에너지 발산이 어려울수록 산만한 아이들은 집중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특히 최근 눈에 띄게 늘어난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성향이 있는 학생들에게는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특별한 체험활동으로 승마를 추천할 만하다.

승마 45분 운동량 농구와 비슷

승마가 청소년의 신체발달과 바른 인성을 키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은 연구 결과로 밝혀져 있다. 2011년 한국마사회와 국제스포츠과학원이 초·중학생 80명을 대상으로 12주간 실시한 ‘청소년 승마운동효과측정 및 적정 프로그램 설계’ 연구 결과에 따르면 승마 강습 후 불균형했던 양쪽 어깨의 차이가 줄면서 신체 균형이 바르게 잡힌 것으로 나타났다. 근력과 근지구력이 전반적으로 향상됐고 민첩성과 순발력 유연성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운동 중에 많은 칼로리를 소모해 비만관리에도 효과적이다. 속보로 45분간 말을 탄 경우 281칼로리를 소모해 배드민턴이나 농구 같은 격렬한 운동과 비슷한 운동효과를 나타냈다.

2010년 용인대가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승마를 12주간 배운 초등학생은 평균적으로 키가 1.6cm 자랐고 체지방이 감소하는 등 승마가 체력과 체격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승마를 배운 어린이·청소년은 자기만족감과 심리적 안정감이 커져 학교에서의 적응력이 높아졌다. 승마가 청소년의 바른 정서 형성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다.

운동이 집중력과 학습능력을 향상시킨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운동을 하면 혈액 순환이 잘돼 뇌가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승마는 뇌를 활성화시키는 유산소 운동일 뿐 아니라 집중력을 높이는 데도 도움을 준다.

혈액순환 도와 뇌 활성화시켜

정유숙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승마를 통해 ADHD 증상이 완화됐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정유숙 교수팀은 ADHD로 진단받은 만 6세 이상 13세 이하 아동을 두 그룹으로 나눈 다음 12주간 한 그룹은 재활승마를 통해 치료하고 또 다른 그룹은 약물로 치료했다. 재활승마치료를 받은 아동 20명 중 18명이 치료 반응 지표 중 하나인 ADHD-RS(ADHD Rating Scale) 점수가 30% 이상 줄어 증상이 뚜렷하게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승마는 게임이나 인터넷·스마트기기 중독과 같은 청소년 정신건강 문제의 해결책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승마는 뇌에서 엔도르핀이나 세로토닌 같은 물질이 분비되도록 자극해 스트레스를 푸는 데 도움이 된다. 육근혜 한국마사회 승마힐링센터 부장은 “처음에는 말에 관심 없던 아이들이 말과 교감하면서 게임이나 스마트폰보다 승마가 더욱 재미있다고 말한다”며 “새로운 취미활동을 통해 게임이나 스마트기기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말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사회성도 좋아지는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마사회는 승마힐링센터를 통해 청소년들을 위한 다양한 승마 프로그램들을 진행해나갈 예정이다.

다양한 장점을 가진 승마가 새로운 생활체육으로 자리 잡으면서 가까운 곳에서 승마를 즐길 수 있는 승마시설도 늘어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통계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전국 479개소의 승마시설에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농식품부는 교육부·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레저문화를 선도하는 승마 활성화 방안’을 내놓고 ‘학생 승마체험 사업’ ‘토요 스포츠데이’ ‘유소년 승마단 창단 지원사업’ 등을 펼치며 청소년 승마 체험 인프라를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봉아름 객원기자 bong.are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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