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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난해 말 10만명 동원해 북한 영변 핵 시설 점령 훈련”

중앙일보

입력

북한이 핵실험 이미지 사진.[중앙포토]

북한이 핵실험 이미지 사진.[중앙포토]

중국이 지난해 말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해 영변의 핵 시설을 점령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미국은 중국 훈련 뒤 대책회의를 열고 북한의 플루토늄(PU)은 미국이, 고농축우라늄(HEU)은 한국이 처리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18일 한국일보는 국가정보원과 합동참모본부를 인용해 지난해 말 국정원 주도로 서울에서 국정원‧국방부‧합참‧외교부‧통일부‧미국중앙정보국(CIA)‧주한미군 관계자가 참석한 긴급대책 회의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이 회의에서는 당시 정찰위성이 촬영한 중국 동북지역 훈련 사진이 논의됐다. 사진에는 중국군이 북한 영변의 핵 시설과 똑같은 크기와 모양의 건물을 지어놓고 가상의 점령훈련을 실시하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훈련에 동원된 인원은 대략 10만명 정도로 추산됐다.

김정은이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을 발사 이전에 점검하고 있다. [노동신문]

김정은이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을 발사 이전에 점검하고 있다. [노동신문]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2005년부터 북한이 영변에서 원심분리기 2000개를 이용한 고농축우라늄 공장을 운영해왔다고 보고 있다. 북한은 2010년 미국의 핵 전문가인 시그프리드 헤커 박사에게 영변의 고농축우라늄 공장을 전격 공개하기도 했다. 당시 헤커 박사는 이 시설에 2000개의 원심분리기가 가동 중이고 이를 근거로 연간 고농축우라늄 생산량이 40㎏ 정도라고 분석했다.

 이후 한미 양국에선 북한이 2013~2014년 이 시설을 두 배로 증축했다는 관측이 쏟아졌다. 영변에서만 2014년 이후 연간 80㎏ 이상의 고농축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하지만 공장을 매년 풀가동할 수는 없기 때문에 군사전문가들은 2005년 이후 300~400㎏ 정도를 생산했을 것으로 판단해왔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한미 당국은 논의 끝에 유사시 중국에 앞서 북한의 핵무기를 선점하기 위해 미국은 플루토늄, 한국은 고농축우라늄을 맡기로 분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물질과 섞어 바로 희석할 수 있는 고농축우라늄에 비해 플루토늄은 성질이 오래 남기 때문에 언제든 다시 핵무기에 전용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변 원자로 추정되는 건물이 포착된 인공위성 사진[중앙포토]

영변 원자로 추정되는 건물이 포착된 인공위성 사진[중앙포토]

 한미 정보 당국은 지난해 그동안 각종 경로를 통해 취득한 정보를 바탕으로 북한의 핵물질 보유량을 고농축우라늄(HEU) 758㎏, 플루토늄(PU) 54㎏으로 평가했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나가사키에 투하된 20kt 위력의 핵탄두 1개를 제조하는 데 각각 플루토늄은 4~6㎏, 고농축우라늄은 16~20㎏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북한은 이미 최대 60개의 핵탄두를 만들 수 있는 핵물질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북한지역의 핵무기를 확보하면 38선을 넘어 돌아오겠다고 중국과 논의했다”고 밝혔다. 틸러슨 발언 이후 미국과 중국이 북한의 급변 사태와 관련해 모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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