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캘거리 최고의 요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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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동계올림픽 최고의 요정의 자리를 놓고「카타리나·비트」(21·동독)와「데비·토마스」 (20·미국)가 숙명의 대결을 펼친다.
두 슈퍼스타는 25일(한국시간)부터 시작되는 피겨스케이팅 여자싱글 경기에서 격돌, 동계올림픽 하이라이트를 이루게 된 것이다.
「비트」는 스테이트 아마추어리즘을 추구하는 동독이 기계적인 계산하에 만들어낸 걸작품으로 모나리자와 같은 미소 속에 컴퓨터 같은 테크닉을 구사한다.
반면에 흑인인「토마스」는 명문 스탠퍼드 대학의 의대생으로 스포츠와 학업을 병행하며, 특유의 탄력성으로 빙판 위의「흑진주」돌풍을 일으켜왔다.
지난 대회 챔피언인「비트」는 84, 85 세계선수권을 연패한 후 86년에「토마스」에게 타이틀을 넘겨줘 자존심이 꺾였다. 그러나 87년 세계선수권 대회에서「비트」는 다시 정상에 복귀, 올림픽 2연패를 노리고 있다.
「토마스」는 남자싱글 금메달리스트인「보이타노」에 이어 여자싱글을 석권, 지난76년 대회의「도로시·해밀」이래 12년만에 미국에 금메달을 안겨주려는 집념에 차있다.
이들은 대회전을 앞두고 신경전도 대단하다. 금메달 향방을 가리는 프리스케이팅(롱 프로그램)에서 두 요정은 똑같이「비제」의『카르멘』곡을 선택, 주목을 끌고있다.
지난16일 이곳에 도착한「비트」는 『음악이 같다고 해서 연기도 같을 수가 있겠는가』 라고 반문했다.
「토마스」는 개막식에 참석한 후 다시 클로라도의 훈련캠프로 돌아가 마무리 훈련을 마친 뒤 20일 캘거리로 돌아왔으나「비트」와는 달리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이들은 그 동안 두 차례 대결에서 1승1패를 기록, 이번 대결은 결승전의 의미가 있다.
지난85년 한국에도 온「비트」는 키 1m65cm·몸무게 53kg의 균형 잡힌 몸매를 자랑하면서 신비로운 미소와 관능미로 관중들을 매혹시킨다.
이들의 자유종목대결은 28일 상오10시(한국시간) 새들 돔에서 펼쳐진다. 【캘거리=이민우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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