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간 홍준표 “문대통령 조공외교” 도 넘은 발언 논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홍준표 .[연합뉴스]

홍준표 .[연합뉴스]

홍준표(사진) 자유한국당 대표가 일본을 방문하는 내내 문재인 정부의 외교정책을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

홍 대표는 15일 도쿄도 내 한 호텔에서 일본 주재 한국 기자들과의 조찬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홍 대표는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황제 취임식에 조공외교를 하러 간 것이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역대 한국 대통령이 중국에 가서 그런 대접을 받은 적이 없다. 공항 영접에 차관보가 나오거나 국빈 초청을 하고 베이징을 비운 적이 있나”라며 “상식적으로 국격을 훼손한 것”이라고도 했다.

방중 성과에 대해서도 깎아내렸다. 그는 한·중 정상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4원칙’에 합의한 데 대해 “하나 마나 한 합의”라고 평가했다. 또 “중국에 3불(사드 추가 배치 반대, 미국 미사일방어 체계 편입 반대, 한·미·일 군사동맹 반대)을 약속한 것은 한국의 군사주권을 거의 포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 대표는 전날에도 문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것을 두고 ‘알현’이라고 표현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만나서는 “한국 정부가 북핵 문제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난했다. 기자들에게 방일 이유에 대해 “한국 정부가 북핵 문제를 제대로 대처하고 있으면 우리 제1야당이 나설 필요가 없다”며 “아베 총리와 자민당 주류 생각이 자유한국당과 일치한다”고도 밝혔다.

홍 대표가 일본 방문 중에 보인 언행은 평소 그가 거침없는 발언을 해왔던 것을 감안하더라도 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의 야당 정치인들도 국내에서는 아베 총리를 향해 신랄하게 비판하지만 외국에 나가서는 되도록 비판을 자제하는 편이다. 특히나 자국 정상이 외국에서 한 정상회담을 폄훼하는 경우는 찾기 힘들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now0@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