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장성급회담 결렬… 북, 해상경계선 재설정 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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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은 3일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제3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을 열었으나 북측의 해상경계선 재설정 주장으로 결렬됐다. 이틀째 마지막 회의가 열린 이날 오후 양측은 입장 차이로 다음 장성급회담 날짜를 잡지도 못했다.

남측 수석대표인 한민구(육사 31기.소장) 국방부 정책기획관은 "북측이 서해상 경계선의 재설정과 공동어로구역 설정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해 우리(남측)는 차기 회담에서 이러한(서해상 경계선 재설정) 문제를 해결하자고 제의했다"고 말했다.

북한은 현재 실질적인 서해상 경계선이 되고 있는 서해 북방한계선(NLL)보다 남쪽에 새로 경계선을 긋자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정부는 북측의 새 경계선을 적용하면 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해 5도가 북측 수역에 포함되기 때문에 반대하고 있다.

남측은 이날 회담에서 서해상에서 군사적 충돌방지, 경의선.동해선 철도 및 도로에 관한 군사적 보장 합의, 공동어로구역 설정, 조속한 차기 장성급회담 개최 등을 해결하자고 제안했다. 한 대표는 "공동어로구역 설정과 우발적 충돌 가능성에 대해서는 남북이 인식을 같이했다"면서 "그러나 (서해상 경계선 설정 등)군사적인 문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북측의 서해상 경계선 재설정 주장에 대해 군 당국은 다음 회담을 위해 남측 대표단을 압박하려는 전술로 보고 있다.

한편 회담 직후 북측 수석대표인 김영철(소장급) 중장이 남측 기자단을 상대로 기습적인 기자회견을 시도했다가 이를 저지하려는 남측 대표단 사이에 고성이 오갔다. 양측은 회담 후 공동보도문에 대한 이견으로 공동기자회견을 하지 않기로 했었다.

판문점=공동취재단,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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