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기, 중공영공 통과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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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우리나라 항공업계의 현안 가운데 하나인 중공대륙횡단통과 국제선 항로가 오는9월 올림픽을 전후해 개설된다.
23일 대한항공 측에 따르면 그동안 중공 측과의 실무접촉을 통해「호혜적인 항로개설」 에 원칙적인 합의를 보아 빠르면 상반기 중, 늦어도 올림픽을 전후해 현재 중공영공바깥을 돌아 남쪽 인도지나 상공으로 우회운항하고 있는 중동. 구주노선을 중공영공을 통과하는 직선노선으로 바꾸어 운항할 예정이다.
이 항로가 개설되면 현재의 우회항로보다 운항시간·경비가 크게 절감되는 실익과 함께 두 나라간 항공분야에서의 관계개선에 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항로=대한항공이 중공 측에 제의한 진입항로는 제주에서 대만해협을 지나 홍콩에서 중공대륙으로 진입하는 항로와 제주에서 곧바로 상해로 진입하는 두 가지.
이 두 항로는 중공항공당국이 이미 외국항공사에 개방한 항로로 일본항공·사우디항공·CPA등이 모두취항하고 있으며 대한항공은 어느 쪽으로 진입하든 간에 홍콩상공을 거쳐 중공남부 곤명 상공을 통과, 파키스탄의 카라치를 가로지르는 항로를 운항하게 된다.
대한항공이 중공영공을 통과하게 되면 중동노선과 구주노선의 비행시간이 1회 운항 편도30분∼1시간30분 정도 절약돼 운항경비가 6천∼1만8천 달러(점보기 기준)절감된다.
대한항공관계자는『중공상공통과는 비정치적인 순수항공차원에서의 항로운항』이라며『중공과 한국 양국 모두가 다자 협정인「국제항로통과 업무협정」에 가입돼 있어 미 수교국 영공을 통과한다는 정치적 고려 외에는 운항상의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양측의 실무접촉은 86년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시작돼 현재 중공 측의 노선지정절차만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대한항공은 인도지나반도 통과 우회항로를 운항하여 베트남영공을 통과하는 대가로 영공통과 료를 지불해 봤다.
대한항공은 이같은 직선통과노선 운항회수에 따라 중공 측에 영공통과 료를 내게 된다.
한편 중공 측은 올림픽기간 자국 선수단을 86년 아시안게임 때와 같이 북경∼서울 직항 노선을 따라 전세기로 수송할 방침이며 장기적으로 서울경유 항공노선 개설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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