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만에 바뀐 제주 대중교통 승객 9.4%↑ … 노선도 확충은 과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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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14일 오후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승객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최충일 기자]

14일 오후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승객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최충일 기자]

30년 만에 개편된 제주의 대중교통 시스템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노선도 및 홍보 부족 등 과제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8월 개편후 1일평균 16만여 명 이용 #정류장에 확정된 안내도 부착안돼

제주도는 “지난 8월 개편된 대중교통 이용자가 1일 평일 16만6000여 명으로 전년 동기(15만2000여 명)보다 9.4% 증가하는 등 안정적으로 정착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제주도에 따르면 주말 1일 평균 이용객도 12만여 명으로, 전년(10만2000여 명)보다 17% 늘었다. 버스 노선을 바꾸고 일반 요금을 1200원으로 단일화한 게 효과를 냈다는 평가다.

가장 이용객이 많은 버스는 제주대에서 중앙로를 거쳐 제주 한라대까지 가는 365-1번 노선이다. 1일 평균 1만1000여 명이 이용했다. 제주대에서 제주시청을 거쳐 제주고까지 가는 360번 노선이 7600여 명으로 뒤를 이었다.

이용자들의 만족도는 전반적으로 높아졌지만 연령대에 따라 편차를 보였다. 제주도가 지난달 20일부터 이틀간 대중교통 이용자 21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만족도는 52%로 나타났다. 지난 9월 조사 당시 만족도 23%보다 두 배 넘게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10~30대 젊은층의 만족도가 높았다. 중·고교생의 만족도는 69%, 20~30대는 60%를 기록했지만 40~50대 만족도는 42%, 60대 이상은 35%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노선과 배치시간 등의 변화에 적응하는 시간이 더 걸리기 때문에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시행 100일이 넘었지만, 버스 노선도가 완전히 정비되지 않은 점 등도 과제다. 버스정류장 등 초기 시설비용으로 600여 억원이 투입됐지만, 정류장에는 아직도 확정된 규격 노선 안내도가 부착되지 않고 있다. 제주도 측은 “버스노선 개편 이후 제기된 노선·일정 변경 민원에 대응하다 보니 완성된 노선표의 설치가 지연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하귀~함덕 구간의 시내 급행노선을 우선 신설하고, 급행노선 최대 요금도 4000원에서 3000원으로 인하하는 등 민원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규격화된 노선 시간표도 올해 안에 설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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