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제 보다 월급 20% 적지만 … ‘주4일 근무제’ 채용 확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경북 경산에 있는 중소 화장품 회사 22곳이 ‘주 4일 근무제’ 직원 50명을 채용하기로 약속했다. 같은 지역에 있는 동일 업종의 민간기업이 단체로 주 4일 근무제 직원을 채용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경북화장품기업협의체’라는 이름으로 단체를 구성하고 있다.

경산 중소 화장품업체 22곳 약속 #경북도 일자리 창출 사업에 동참 #근무 효율 높고 직원 만족도 좋아

경상북도가 내년 4월부터 경산에 짓는 ‘경북화장품특화단지’ 입주 예정 기업들이다. 경상북도는 14일 경북화장품기업협의체와 주 4일 근무제 직원 채용을 약속하는 고용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는 내년 2월까지 50명 채용을 마무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22곳 중 ㈜제이앤코슈 등 일부 회사는 지난 9월부터 주 4일 근무제 직원을 채용한 곳도 있다. 이에 50명 가운데 30명 정도의 채용이 이미 마무리된 상태다. 김동기 경상북도 화장품산업 TF팀장은 “경상북도의 일자리 창출 사업에 동참해달라는 권유를 받고, 화장품 회사들이 주 4일 근무제 직원 채용에 나선 것”이라며 “주 5일 근무제 직원 2명을 새로 뽑는다면, 주 4일제로 하면 3명을 뽑을 수 있다. 30%의 일자리가 더 생기는 셈이다”고 말했다. 주 4일 근무제 직원들의 연봉은 주 5일제보다 20%가량 적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금·토·일요일 3일을 쉬기 때문에 근무 효율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충청도에 있는 화장품 회사 ‘에네스티’ 등 일부 중소 회사에서도 적극적으로 주 4일제 근무를 도입해 운영하는 이유다. ‘더나은컴퍼니㈜’에 연구원으로 지난달 주 4일 정규직으로 취업한 배다솜(24)씨는 “주 4일 근무를 한 달 여간 해보니 취미 생활을 할 수 있고, 업무 효율도 더 높아지는 것 같다”며 “우려의 목소리가 있던 ‘난 주 4일제, 넌 주 5일제’ 차별 같은 것도 따로 느끼지 못했다”고 전했다.

지난 7월 경상북도 출연·출자기관 중 하나인 경북테크노파크는 공공기관 첫 주 4일 근무제 정규직을 채용했다. 현재 직원 3명이 주 4일 근무를 하고 있다. 한국국학진흥원·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경상북도문화콘텐츠진흥원 등 다른 경상북도 출연·출자기관들도 주 4일제 정규직 직원 채용을 준비 중이다.

박성수 경북도 자치행정국장은 “스웨덴이나 노르웨이 등 북유럽에선 이미 성공적으로 정착된 근무 형태”라며 “세계적 흐름처럼 국내에서도 일자리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 성공적으로 주 4일 근무가 안착 가능하다고 본다. 앞으론 해외처럼 주 20시간 정규직 근무자도 등장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