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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여제 린지 본 질주할 코스, 일반인은 서있기도 힘들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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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14일 강원도 정선군 가리왕산 하봉에 위치한 정선알파인경기장. 내년 2월 이곳에서는 평창 겨울올림픽 스키 종목인 남녀 활강, 수퍼대회전, 복합 경기가 열린다.

정선알파인경기장 가보니 #남녀활강경기 첫 통합 코스로 조성 #1.2~1.5m 두께로 인공눈 쌓기 한창 #대회 후 55% 복원, 사후 활용 딜레마

‘스키 여제’ 린지 본(33·미국)과 ‘스키 요정’ 미케일라 시프린(22·미국)이 가파른 슬로프에서 스피드 경쟁을 벌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30여개국 250여명의 선수가 총 금메달 6개를 놓고 겨룬다.

시프린(左), 린지 본(右). 알파인월드컵에서 통산 77회 우승에 빛나는 린지 본은 지난 3월4일 정선알파인경기장에서 열린 알파인월드컵 여자 활강경기에서 1분38초87로 2위에 올랐다. [AP=연합뉴스]

시프린(左), 린지 본(右). 알파인월드컵에서 통산 77회 우승에 빛나는 린지 본은 지난 3월4일 정선알파인경기장에서 열린 알파인월드컵 여자 활강경기에서 1분38초87로 2위에 올랐다. [AP=연합뉴스]

정선알파인경기장은 대회 경기장 2면, 연습경기장 2면 등 총 4면으로 구성됐다. 최대 코스길이는 2648m(남자활강), 최대 표고차는 825m(남자활강), 최대경사도는 37%(회전코스)다. 6500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다.

겨울올림픽을 위해 가리왕산의 나무 수만여 그루를 잘라내 환경파괴 논란이 있었지만 올림픽이 끝난 뒤 일부를 복원하는 조건으로 코스 건설이 성사됐다.

정선알파인경기장은 겨울 올림픽 사상 최초로 남녀활강경기 코스가 통합됐다. 남자와 여자 경기를 같은 코스에서 진행함에 따라 산림훼손 면적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수백억원의 사업비도 절감했다. 2014년 소치올림픽 코스를 만든 세계적인 코스 설계자 베른하르트 루시(69·스위스)의 작품이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을 57일 앞둔 14일 오후 강원도 정선군 정선 알파인 경기장에서 슬로프에 인공눈을 뿌리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은 2월 9일 개막해 17일 동안 열리며 15개 종목에 걸쳐 동계올림픽 사상 최초로 100개가 넘는 금메달이 걸려 있다.   평창에서 개폐회식과 대부분의 설상 경기가, 강릉에서는 빙상 전 종목이, 정선에서는 알파인 스키 활강 경기가 개최된다. [정선=연합뉴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을 57일 앞둔 14일 오후 강원도 정선군 정선 알파인 경기장에서 슬로프에 인공눈을 뿌리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은 2월 9일 개막해 17일 동안 열리며 15개 종목에 걸쳐 동계올림픽 사상 최초로 100개가 넘는 금메달이 걸려 있다. 평창에서 개폐회식과 대부분의 설상 경기가, 강릉에서는 빙상 전 종목이, 정선에서는 알파인 스키 활강 경기가 개최된다. [정선=연합뉴스]

제설기 120대와 스노캣(설면 다지는 중장비)이 투입돼 인공눈 만들기에 한창이다. 선수 안전과 기록 단축을 위해 최적의 눈상태를 준비 중이다. 내년 1월15일까지 두달간 눈을 다지는 작업을 반복한다. 내년 패럴림픽이 끝나는 3월까지는 눈을 보존 해야 한다.

정두환 정선알파인경기장 베뉴 총괄 매니저는 "1.2~1.5m 두께로 눈을 쌓고 있다. 상단 20~40cm에는 물을 주입해 인공적으로 얼린다”고 말했다. 목표 제설량은 130만㎥다. 축구장 넓이에 100m 높이의 눈을 쌓은 것과 비슷한 양이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을 57일 앞둔 14일 오후 강원도 정선군 정선 알파인 경기장에서 관람석 설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은 2월 9일 개막해 17일 동안 열리며 15개 종목에 걸쳐 동계올림픽 사상 최초로 100개가 넘는 금메달이 걸려 있다.   평창에서 개·폐회식과 대부분의 설상 경기가, 강릉에서는 빙상 전 종목이, 정선에서는 알파인 스키 활강 경기가 개최된다. [정선=연합뉴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을 57일 앞둔 14일 오후 강원도 정선군 정선 알파인 경기장에서 관람석 설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은 2월 9일 개막해 17일 동안 열리며 15개 종목에 걸쳐 동계올림픽 사상 최초로 100개가 넘는 금메달이 걸려 있다. 평창에서 개·폐회식과 대부분의 설상 경기가, 강릉에서는 빙상 전 종목이, 정선에서는 알파인 스키 활강 경기가 개최된다. [정선=연합뉴스]

그렇지만 정선알파인경기장은 ‘하얀 코끼리(white elephant·돈만 많이 들고 쓸모없는 애물단지)’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건설비가 총 12개 경기장 중 가장 많은 2034억원이 들었다. 더구나 한국산업전략연구원에 따르면 올림픽 이후 강원도가 관리해야 하는 7개 경기장에서만 연간 101억3100만원의 운영적자가 예상된다. 적자 규모가 가장 큰 시설은 정선알파인경기장으로 꼽힌다. 해마다 36억원 이상의 적자가 날 것으로 전략연구원은 분석했다. 운영비용은 106억8200만원인 반면 운영수익은 70억원에 불과하다는 계산이다.

여전히 사후 활용에 대한 해답을 못찾고 있다. 대회가 끝난 뒤엔 55%를 복원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복원할 경우 수백억원의 건설비용이 추가로 들어간다. 게다가 45%만 남길 경우 스키장의 가치가 크게 떨어진다. 국제대회 유치가 불가능하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을 57일 앞둔 14일 오후 강원도 정선군 정선 알파인 경기장 슬로프 위로 하얗게 눈이 덮여 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은 2월 9일 개막해 17일 동안 열리며 15개 종목에 걸쳐 동계올림픽 사상 최초로 100개가 넘는 금메달이 걸려 있다.   평창에서 개·폐회식과 대부분의 설상 경기가, 강릉에서는 빙상 전 종목이, 정선에서는 알파인 스키 활강 경기가 개최된다. [정선=연합뉴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을 57일 앞둔 14일 오후 강원도 정선군 정선 알파인 경기장 슬로프 위로 하얗게 눈이 덮여 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은 2월 9일 개막해 17일 동안 열리며 15개 종목에 걸쳐 동계올림픽 사상 최초로 100개가 넘는 금메달이 걸려 있다. 평창에서 개·폐회식과 대부분의 설상 경기가, 강릉에서는 빙상 전 종목이, 정선에서는 알파인 스키 활강 경기가 개최된다. [정선=연합뉴스]

곤돌라를 20분간 타고 1370m 정상의 스타트 라인에 올라가보니 전문선수가 아닌 일반인은 사용하기 어렵다. 일반인은 가만히 서 있기도 힘들 정도로 코스가 가파르다. 사후 활용 방안으로는 국가대표 훈련장, 복합관광 스키 리조트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정해진 건 없다.

정선알파인경기장은 …

●종목: 활강, 수퍼대회전, 복합종목(총 금메달 6개)
●경기장: 대회경기장 2면, 연습경기장 2면 등 총 4면(관중수용 6500명)
●코스길이: 최대 2684m(남자활강),표고차-최대 825m(남자활강), 경사도-37%(회전코스)
●건설비: 2034억원
●사후활용 방안: 55% 자연복원 예정(스키장 기능상실), 관광 스키리조트 등 추진

정선=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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