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리 돌직구 “트럼프, 성추행 고발한 여성에 귀 기울여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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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니키 헤일리. [AFP=연합뉴스]

니키 헤일리. [AFP=연합뉴스]

니키 헤일리(사진) 주유엔 미국대사가 1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성추행했다고 고발한 여성들에게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CBS의 ‘페이스 더 네이션’ 인터뷰에서다. 이는 지난해 대선 기간 트럼프 대통령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들에 대한 백악관의 공식 입장과 반대되는 것이다.

CBS서 “피해 폭로할 수 있어야” #백악관 “거짓말” 입장과 배치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들 여성의 의혹 제기는 거짓말이며 미국인들은 이런 의혹에도 트럼프 대통령을 선택한 만큼 해결된 문제라고 밝힌 바 있다. 헤일리 대사는 북핵 문제와 외교 노선 등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잘 통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차기 국무장관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지만 성추문 논란에서는 분명히 선을 그은 것이다. 헤일리 대사는 인터뷰에서 “대선 전에 그들의 말을 들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어떤식으로든 폭력을 당했거나 학대받았다고 느끼는 여성이라면 누구든 자신의 목소리를 낼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 기간 적어도 16명이 트럼프의 성추문 고발 대열에 합류했다. 트럼프가 진행했던 ‘어패런티스(견습생)’에 출연했던 서머 저보스가 2007년 트럼프가 강제로 키스하고 가슴을 만졌다고 폭로한 게 그중 하나다. 법원은 이 사건을 계속 진행할지 여부를 두고 저울질하고 있다.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후원자였던 할리우드 거물 프로듀서 하비 와인스틴의 성추문 이후 민주당 인사들은 관련 이슈로 줄줄이 의원직을 내려놓고 있지만, 집권 공화당은 완강히 버티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버니 샌더스 등 민주당 상원의원 3명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성추문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라고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검사 재직 시절 10대 미성년자들에게 성폭력을 휘둘렀다는 성추문에 휩싸인 앨라배마주 상원의원 보선 후보 로이 무어를 자동 음성녹음 전화로 지지하고 나섰다. 성추문으로 급락하던 무어의 지지도는 트럼프의 공개 지지 이후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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