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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판길 급브레이크, 제동거리 최대 7.7배 더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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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지난 5일 자정께 눈이 내린 뒤 빙판길로 변한 인천시 서구 석남동 북항 구름다리에서 3중 추돌사고가 발생해 1명이 숨지는 등 빙판길 교통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보험개발원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간 자동차사고를 월별로 분석한 결과, 12월 평균 사고율이 23.5%로 가장 높았다. 이는 12월의 적설량이 1년 중 가장 많아 빙판길 사고가 빈번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자동차 사고율 12월이 가장 높아

실제로 교통안전공단이 지난 7일 경북 상주 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에서 실시한 빙판길 교통사고 위험성 실험에 따르면 빙판길에서의 제동거리는 마른 노면과 비교해 최대 7배 넘게 증가했다. 우선 버스와 화물차, 그리고 승용차가 각각 시속 50㎞로 주행 중 급제동했을 때 버스의 경우 마른 노면 제동거리는 17.2m였으나 빙판길에선 132.2m로 7.7배나 길었다. 승용차의 빙판길 제동거리도 48.3m로 마른 노면 제동거리(11m)의 4.4배에 달했다.

또 빙판길에서 미끄러짐 현상이 발생할 때의 차체 제어 능력을 시험한 결과, 시속 30㎞ 미만일 때는 운전자가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핸들 조작만으로 차체를 제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속 30㎞ 이상에서는 차가 조향 능력을 완전히 상실해 핸들과 브레이크가 무용지물이 됐다. 교통안전공단이 최근 5년(2012~2016년)간 노면 상태별 교통사고 치사율을 분석한 데 따르면 건조한 노면에서의 교통사고 치사율(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은 2.07명이지만 빙판길에서는 3.21명으로 1.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빙판길이나 눈길에서 안전하게 운전하려면 출발 전부터 신경을 써야 한다. 우선 차량에 눈이 쌓였다면 꼼꼼히 털어내고 운전해야 한다. 쌓여 있는 눈은 전조등이나 방향지시등을 가릴 수 있어 운전자 및 상대방에게도 위험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눈길이나 빙판길에서는 출발 시 수동은 2단, 자동은 D 레인지에서 홀드나 윈터 버튼을 사용하는 게 안전하다. 눈길·빙판길에서 바퀴가 헛돌 때는 주변에 모래나 흙을 구동 바퀴 주위에 뿌리고 기어를 2단으로 해 천천히 빠져나오면 된다.

함종선 기자 js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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