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간 벤츠, 수입차 첫 6만대 돌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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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수입차가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메르세데스-벤츠의 누적 판매 대수는 지난해보다 30% 이상 증가한 6만4900대를 기록했다. 수입차 최초로 연 판매 6만대를 돌파한 것이다. 특히 E클래스는 단일 차종 최초로 연 3만대를 돌파하는 신기록을 썼다.

올해 E클래스는 3만대 넘게 팔려

이 추세대로라면 연말까지 7만대를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올해 들어 벤츠의 한국 누적 판매량은 중국·미국·독일·영국에 이은 5위를 기록 중이다. 작년보다 3계단 상승했다. 한국의 연간 벤츠 판매량은 올해 처음 일본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BMW도 질주하고 있다. BMW는 이달 4개월만에 다시 월별 판매 1위에 올라섰다. 브랜드별 판매량은 ▶BMW 6827대 ▶메르세데스-벤츠 6296대 ▶토요타 1345대 ▶렉서스 1113대 ▶랜드로버 1052대 순이다.

2002년 이후 통계를 살펴보면 수입차들은 판매가 15배 이상으로 늘며 고속 질주를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발간한 ‘세계 자동차 통계 2017’에 따르면 연도별 수입차 신규 등록 건수(상용차 포함)는 2002년 1만7118건에서 2016년 26만4732건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사상 최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한국차는 연도별 내수판매가 지난해 160만154대로 2002년(162만2269대)에 비해 되레 1.36%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한국의 전체 내수 판매는 증가했지만 이는 한국차가 많이 팔린 게 아닌 수입차의 선전에 따른 것이란 의미다.

원인은 복합적이다. 수입차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이 바뀌었고, 새로운 차종에 대한 욕구가 커졌다. 수입차-국산차 간의 가격 격차도 좁혀졌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돈을 좀 더 쓰더라도 국산차보다는 수입차를 타겠다는 분위기도 확산하는 추세다.

이은정 벤처 코리아 상무는 “국산차의 선택폭이 넓지 않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가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하는 대안으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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