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철통같은 교도소 감시 피해 남편 아이 가졌던 마피아 여두목 검거

중앙일보

입력

5일 시칠리아 섬 팔레르모에서 검거된 마피아 여두목 마리아 안젤라 디 트라파니 [AFP=연합뉴스]

5일 시칠리아 섬 팔레르모에서 검거된 마피아 여두목 마리아 안젤라 디 트라파니 [AFP=연합뉴스]

이탈리아 마피아 분파 코사 노스투라의 근거지인 시칠리아 섬에서 마피아 여자 두목이 검거됐다.

 이탈리아 경찰은 5일 새벽(현지시간) 시칠리아 섬 팔레르모에서 경찰관 200여 명과 수색견, 헬리콥터를 동원한 작전 끝에 마피아 단원 25명을 체포했다. 최근 이탈리아에서는 마피아 역사상 가장 악명 높은 두목 살바토레 리이나가 감옥에서 병사한 이래 그의 후계자 자리를 놓고 조직 재편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이탈리아 마피아 역사상 가장 악명 높은 마피아로 꼽히는 살바토레 토토 리이나의 지난 1996년 1월 수감 당시 모습. 1993년 체포됐다가 지난달 17일 교도소에서 숨을 거뒀다.[AP=연합뉴스]

이탈리아 마피아 역사상 가장 악명 높은 마피아로 꼽히는 살바토레 토토 리이나의 지난 1996년 1월 수감 당시 모습. 1993년 체포됐다가 지난달 17일 교도소에서 숨을 거뒀다.[AP=연합뉴스]

 붙잡힌 사람 가운데에는 이 지역 마피아 조직 가운데 하나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밝혀진 여성 마피아 두목 마리아 안젤라 디 트라파니가 포함돼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디 트라파니는 살인죄로 복역 중인 남편으로부터 범죄 조직의 수장 자리를 인계받은 뒤 갈취와 범행 교사 등의 범죄 행위를 해왔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탈리아 현지 매체에 따르면 그의 남편은 1991년 시칠리아 주민들에게 마피아 범죄 조직에 맞설 것을 설득하던 반(反) 마피아 사업가 리베로 그라씨를 살해해 종신형을 선고받은 살비노 마도니아다. 디 트라파니 역시 감옥에 갇힌 남편의 지령을 받아 남편과 나머지 조직원 사이의 연결 고리 역할을 한 혐의로 2008년 체포돼 7년 간 복역했다.

 2000년에는 철통같은 교도소 감시의 눈을 피해 복역 중인 남편과 사이에서 아이를 임신해 현지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기도 했다. 이들 부부는 2007년에는 법원 허가를 받아 인공 수정 방식으로 둘째 아이를 가지려 했으나, 마도니아를 수감하고 있던 교도소가 이를 막았다.

 이탈리아 경찰은 지난해 2월에는 시칠리아 섬 동부 카타니아 인근 마을의 마피아 조직을 이끌던 세 자매를 체포한 바 있다. 올해 초 이탈리아 고등법원은 도망 중인 마피아 거물 마테오 메시나 데나로의 누이 파트리치아 메시나 데나로에게 14년 6개월 징역형을 선고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