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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조세회피처 블랙리스트 초안에 한국 포함

중앙일보

입력

유럽연합(EU)이 조세회피처 블랙리스트에 한국을 포함시키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외국인 투자지역 내 외국 기업에 감면혜택 문제 삼아 # 정부 “EU도 시행 중인 정책, 법에 근거 투명하게 운영” # EU재무장관 회의 결과에 따라 한국 제외될 수도

블룸버그가 입수한 초안에 따르면 블랙리스트에는 한국과 파나마, 튀니지, 아랍에미리트(UAE), 바베이도스, 카보베르데, 그레나다, 마카오, 마셜제도, 팔라우, 세인트루시아 등이 포함됐다. 하지만 이 리스트는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며 5일 열리는 EU 재무장관들 회의 결정에 의해 바뀔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EU는 한국 정부가 외국인 투자지역과 경제자유구역 등에 투자하는 외국 기업에 소득ㆍ법인세 등 감면혜택을 주는 것과 관련해 투명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유럽연합(EU) 깃발. [중앙포토]

유럽연합(EU) 깃발. [중앙포토]

EU는 지난달 역외 조세회피처인 영국령 버뮤다의 로펌 ‘애플비’에서 유출된 조세회피 자료 ‘파라다이스 페이퍼스’(Paradise Papers)가 폭로된 후부터 조세회피처 블랙리스트 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년간 전문가들을 통해서 전 세계 92개 국가나 조세지역을 대상으로 EU의 조세투명성 기준을 충족하는지와 유해한 조세관행이지속되고있는지 여부를 중심으로 심사를 해왔다.
EU 조세담당 관계자는 “이번 블랙리스트에서는 많은 국가가 제외됐다”면서 “이는 EU의 투명성 등에 대한 압력이 통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는 자체가 해당 국가에 대한 상당한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세회피처인 영국령 버뮤다의 로펌 ‘애플비’에서 유출된 조세회피 자료 '파라다이스 페이퍼스’(Paradise Papers). [ICIJ홈페이지]

조세회피처인 영국령 버뮤다의 로펌 ‘애플비’에서 유출된 조세회피 자료 '파라다이스 페이퍼스’(Paradise Papers). [ICIJ홈페이지]

현재 프랑스처럼 기업에 대해 높은 세금을 부과하는 EU 회원국은 전체 유럽을 상대로 조세회피처에 대한 단속을 벌여야 한다며 조세회피처 블랙리스트 작성을 서두르라고 주문하고 있다. 반면 아일랜드, 몰타, 룩셈부르크 등 EU 회원국 중에서도 저세율국들은 이런 조치로 다국적기업 유치에 어려움을 겪을까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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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EU의 투명성 문제 제기에 대해서 충분히 논의하고 평가해서 문제가 있다면 개선할 의향이 있다는 점을 EU에 설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한 세제혜택은 EU 회원국들도 시행 중이며 특히 한국의 외국인투자구역 등에 대한 세제혜택은 법에 근거해 조건에 맞는 기업에 대해선 모두 적용하며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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