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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와 결이 안 맞는다” 황영기 금투협회장, 차기 선거 불출마

중앙일보

입력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지난 4월 서울 여의동 협회에서 중앙일보.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했다.강정현 기자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지난 4월 서울 여의동 협회에서 중앙일보.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했다.강정현 기자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차기 선거 불출마를 선택했다. 황 회장은 4일 금융투자협회 내부 게시판을 통해 이번 협회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기자들과 만나서도 “오는 2018년 2월4일을 끝으로 재선을 포기한다. 제가 살아온 과정과 이 정부를 끌고 가시는 분들의 결이 다르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황 회장은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회원사도 많다는 점을 확인해 연임을 포기했다”며 “특히 시대적 분위기와 맞아야 하는데 (현 정부의) 정책을 보면 제 생각과 다른 경우가 있고 건의를 해도 잘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그는 “자본시장법 통과로 증권사의 기업신용한도가 200%까지 늘어났다”며 “나쁜 짓도 아니고 (부작용에 대한) 여러 통제장치가 있는데도 고생했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이어 “외교용어로 나는 척결 대상이나 사형 대상은 아니지만 환영받지 못하는 페르소나 논 그라타(Persona non Grata)와 같았다”며 “여러모로 따졌을 때 연임하겠다고 노력하는 게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지난 4월 서울 여의동 협회에서 중앙일보.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했다. 강정현 기자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지난 4월 서울 여의동 협회에서 중앙일보.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했다. 강정현 기자

 거물급 금융인사로 평가받는 황 회장의 연임 여부는 금융투자업계 관심사였다. 황 회장은 1975년 삼성물산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한 뒤 삼성전자·삼성생명을 거쳐 2001년 삼성증권 사장에 올랐다. 2004년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2008년에는 KB금융지주 회장을 맡았다. 2015년 금융투자협회 회장에 당선된 뒤 초대형 투자은행 인가,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 개인종합 자산관리계좌(ISA) 도입 등 증권사 현안을 추진해 왔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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