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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내 성범죄’ 또다른 사각지대, 알바 “5명중 2명 성희롱 당해”

중앙일보

입력

아르바이트 노동자의 41.8%가 근무 중 성희롱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포토ㆍ연합뉴스]

아르바이트 노동자의 41.8%가 근무 중 성희롱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포토ㆍ연합뉴스]

아르바이트(알바) 노동자 5명 중 2명이 근무 중 성희롱 피해를 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피해자 대부분은 성범죄가 발생해도 ‘그냥 넘기거나’, ‘퇴사’를 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구인·구직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은 최근 전국 알바 노동자 2100명을 대상으로 ‘아르바이트 노동자 성희롱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41.8%가 근무 중 성희롱 피해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성희롱 피해자 대부분은 여성(87.1%)이었다. 남성 응답자도 12.9%나 됐다.

연령별로 보면 10대와 20대가 가장 취약했다. 성희롱 피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노동자 중 10대와 20대 비율은 각각 15.3%, 72.4%였다.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하기도 전에 어린 학생들이 성범죄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 셈이다.

성희롱 피해 사례로 보면 ‘외모평가’(30.8%)가 가장 높았고, ‘불쾌한 성적발언’(28.6%), ‘신체접촉’(26.7%)이 뒤를 이었다. 심지어 ‘술 접대 강요’(6%) 사례도 있었다.

아르바이트 노동자 성희롱 피해 조사. [사진 알바천국]

아르바이트 노동자 성희롱 피해 조사. [사진 알바천국]

알바 근로자는 고용주뿐 아니라 손님들의 성희롱에도 방치돼 있었다. 성별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는 가해자 유형은 비슷했다.

여성 알바 노동자가 응답한 성희롱 가해자는 ‘남서 고용주’가 38.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다음으로 ‘남성 손님’(37.4%), ‘남성 동료’(13.4%), ‘여성 고용주’(3.5%), ‘여성 동료’(2.2%) 등의 순이었다.

남성 알바 노동자의 경우 ‘여성 손님’(23.3%)를 가장 많이 지목했다. 이어 ‘여성 고용주’(20.2%), ‘남성 고용주’(18.4%), ‘남성 손님’(14.1%), ‘여성 동료’(13.5%), ‘남성 동료’(5.5%) 순이었다.

성희롱 범죄 발생시 대응 방법은 대부분 ‘침묵’(65%)하거나 ‘퇴사’(12.6%)였다. 기타로는 ‘동료와 상담’(8.7%), ‘성희롱 행위자와 직접 문제 해결’(5.5%), ‘부모님과 지인에 상담’(3.4%), ‘기타’(3.4%) 순이었다.

조사 결과로만 놓고 봤을 때, 제도권 안에서 해결한 경우는 거의 없는 셈이다. 직장 내 성범죄에 관용적인 사회 분위기와 안전망 부재 탓이다.

실제 ‘상담 센터 등 관련 기관을 통해 민원 접수’를 했다는 응답자는 1.4%에 불과했다.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참고 넘어가거나 알바를 그만둔 가장 큰 이유는 과반은 “외부에 알린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지 않아서”(50.8%)다.

또 다른 이유로는 “대처 방법을 잘 몰라서”(18%)나 “별 일 아니라고 생각해서”(13.3%)고 응답한 노동자도 있었다.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이 생각하는 성희롱 근절 방법은 “성희롱 행위자에 대한 처벌 강화‘(47.5%)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이어 ”피해 사실을 숨기는 사회적 분위기 개선“(20.8%), ”매장 내 CCTV 확대 설치“(12.1%), ’성희롱 피해 접수 방법 홍보 강화(6.9%) 등에도 목소리를 냈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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