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여제' 누르고 활강도 접수...평창 '알파인 여왕' 기대되는 시프린

중앙일보

입력

3일 캐나다 레이크 루이스에서 열린 FIS 스키 월드컵 여자 활강 경기에서 정상에 오른 뒤 환하게 웃는 미케일라 시프린. [레이크 루이스 로이터=연합뉴스]

3일 캐나다 레이크 루이스에서 열린 FIS 스키 월드컵 여자 활강 경기에서 정상에 오른 뒤 환하게 웃는 미케일라 시프린. [레이크 루이스 로이터=연합뉴스]

 미케일라 시프린(22·미국)이 '알파인 스키 여왕'으로 가는 길을 마련했다. '스키 여제' 린지 본(33·미국)을 따돌리고 월드컵 활강 경기에서 금메달을 땄다.

시프린은 3일 캐나다 레이크 루이스에서 열린 2017-2018 시즌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여자 알파인 스키 활강 경기에서 1분27초55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지난주 미국 킬링턴에서 열린 FIS 월드컵 회전에서 시즌 첫 우승을 차지한 시프린은 활강에서 두 번째 금메달을 땄다. 특히 시프린은 시속 100km를 넘나들면서 알파인 스키 종목 중에 가장 속도가 빠른 활강에서 개인 통산 첫 월드컵 우승을 거뒀다. 알파인 스키는 속도계인 활강, 수퍼대회전과 기술계인 회전, 대회전 등으로 크게 나뉜다. 그동안 시프린은 33차례 월드컵 우승 중에 26차례 회전 종목에서 정상을 차지해 '회전의 여왕'으로 주목받았다. 그는 19세였던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에서도 회전 종목에서 금메달을 땄고, 내년 2월 열릴 평창 겨울올림픽에선 회전, 대회전 등에서 다관왕을 노린다.

2일 캐나다 레이크 루이스에서 열린 FIS 알파인 스키 월드컵 활강 경기에서 레이스를 펼치는 린지 본. [레이크 루이스 로이터=연합뉴스]

2일 캐나다 레이크 루이스에서 열린 FIS 알파인 스키 월드컵 활강 경기에서 레이스를 펼치는 린지 본. [레이크 루이스 로이터=연합뉴스]

반면 '활강의 여왕' 린지 본은 1분28초48로 공동 12위에 그쳤다. 그는 전날 열린 시즌 첫 월드컵 활강 경기에선 레이스 도중 넘어져 실격되기도 했다. 레이크 루이스 코스에서 열린 월드컵 활강 경기에서만 14차례 우승해 지역 이름과 이름을 합친 '레이크 린지(lake lindsey)'라는 별칭도 있는 본으로선 아쉬운 결과였다. 본은 알파인 스키 월드컵 통산 77회 우승으로 여자 선수론 역대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스키 여제'다. 특히 활강 경기에서만 월드컵 39회 우승과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금메달 등의 성과를 냈다. 본은 전날 실격을 당한 뒤 "내일은 또다른 날이고, 또다른 기회가 찾아올거야. 언제나 그랬듯 최선을 다 할 거야"라는 트윗 글을 남기며 스스로 힘을 내는 모습도 보였다.

개인 첫 월드컵 활강 우승을 거둔 시프린은 "솔직히 톱10이라도 들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시상대에 오를 거라곤 정말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운도 따랐다고 본다. 내 레이스는 매우 짜릿했고, 기분도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레이스는 스키 리프트가 정전으로 멈추는 사고 때문에 두 차례 중단되고, 단축 코스에서 경기를 진행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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