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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역사' 원정식, 세계역도선수권 남자 69㎏급 합계 우승

중앙일보

입력

원정식(왼쪽)이 세계역도선수권 남자 69㎏급 인상과 합계에서 금메달 2개를 수확했다. [사진=대한역도연맹]

원정식(왼쪽)이 세계역도선수권 남자 69㎏급 인상과 합계에서 금메달 2개를 수확했다. [사진=대한역도연맹]

원정식(27·울산광역시청)이 세계역도선수권대회 정상에 올랐다.

원정식은 지난 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서 열린 세계역도선수권대회 남자 69㎏급 경기에서 인상 148㎏을 들어 금메달을 차지했고, 용상에서 178㎏을 들어 은메달을 땄다. 원정식은 합계에서 326㎏를 기록, 태국의 분숙 타이랏(인상 147㎏, 용상 174㎏, 합계 321㎏)을 따돌리고 우승했다.

이번 세계선수권에는 '역도 강국' 중국과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벨라루스, 몰도바, 카자흐스탄, 터키, 우크라이나가 금지약물 복용 문제로 국제대회 1년 정지 처분을 받아 출전하지 않았다. 북한은 정치적인 문제로 미국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 불참했다.

2010년부터 국가대표로 뛴 원정식은 2011년 유니버시아드 대회 은메달, 2013년 아시안컵 금메달을 땄다. 하지만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같은 국제메이저대회에서는 부진했다. 2011년 세계선수권 6위, 2012년 런던 올림픽 7위, 2015년 세계선수권 실격,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8위에 그쳤다. 하지만 이번대회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를 땄다.

윤진희(왼쪽)가 2016 리우 올림픽 역도 여자 53Kg급 경기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뒤 남편인 원정식과 기뻐하고 있다. [사진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윤진희(왼쪽)가 2016 리우 올림픽 역도 여자 53Kg급 경기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뒤 남편인 원정식과 기뻐하고 있다. [사진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원정식은 '부부 역사'다. 그의 아내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윤진희(31·경북개발공사)다. 윤진희는 뽀글뽀글한 단발머리를 한 채 자신의 몸무게보다 두 배가 넘는 역기를 들어올렸다. 여자 역도 선수를 소재로 한 영화 ‘킹콩을 들다’에서 윤진희를 모티프로 한 캐릭터가 나오기도 했다.

윤진희는 네 살 연하 후배인 원정석과 결혼한 뒤 2012년 은퇴했다. 그런데 원정식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69㎏급 용상 2차 시기에 183㎏을 들어올리다 쓰러져 왼무릎 슬개골 수술을 받았다. 원정식은 아내에게 "목표를 향하 함께 노력하면 훨씬 힘이 날 것 같다"고 말했고, 윤진희는 다시 바벨을 들기로 결심했다.

각각 한 차례씩 올림픽에 출전했던 윤진희·원정식 부부는 리우 에서 국내 최초로 부부 동반 올림픽 출전 기록을 세우게 됐다. 지난달 남편 원정식(왼쪽)이 훈련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아내 윤진희. [사진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각각 한 차례씩 올림픽에 출전했던 윤진희·원정식 부부는 리우 에서 국내 최초로 부부 동반 올림픽 출전 기록을 세우게 됐다. 지난달 남편 원정식(왼쪽)이 훈련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아내 윤진희. [사진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두 사람은 2016년 리우 올림픽에 국내선수 중 부부로 함께 출전해 화제가 됐다. 윤진희는 2016년 리우 올림픽 동메달을 땄다.

윤진희의 내조 속에 기량을 끌어 올린 원정식이 이번에 세계선수권 우승을 차지했다. 윤진희는 전날 열린 여자 53㎏에서 어깨 통증을 느껴 기권했는데, 남편이 아내의 아쉬움을 털어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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