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포항 지진으로 인한 액상화, 우려할 수준 아냐”

지난달 19일 포항시 흥해읍 망천리 인근 논에 액상화 현상으로 모래 분출구가 형성돼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정부가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땅이 물러지는 ‘액상화’ 가능성을 분석한 결과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발표했다.

행정안전부는 1일 오전 서울정부청사에서 ‘포항 지진 액상화 관련 중간조사 결과 브리핑’을 열고 “10개소를 선정해 시추한 결과 5곳이 액상화 가능 지반으로 판명됐다”면서도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15일 포항 지진 이후 액상화로 추정되는 현상이 17건 신고됨에 따라 행안부 국립재난안전연구원과 기상청은 19일부터 이를 규명하기 위한 조사·분석을 공동으로 진행 중이다.

조사단은 진앙에서 10km 이내, 액상화 우려 지역, 액상화 신고 지역, 기존 시추조사 자료가 없는 지역, 당초 기상청의 연구사업 지역 등을 기준으로 10곳을 골라 시추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10곳 가운데 홍해읍 망천리 2곳, 남구 송도동 2곳, 홍해읍 매산리 1곳 등 5곳이 ‘액상화 발생 가능 지반’으로 나타났다. 조사단이 이들 5곳을 대상으로 다시 액상화 위험도를 판정하는 액상화 지수를 분석한 결과 4곳은 액상화 지수가 5 이하인 ‘낮음’으로 나타났다. 망천리 논 1곳은 액상화 지수가 6.5로 ‘높음’ 수준으로 나타났다.

행안부에 따르면 액상화 지수 ‘낮음’은 중요 구조물 설계 시 상세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하고, ‘높음’은 구조물 설치 시 액상화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행안부는 그러나 “종합하면 포항 지진으로 인한 자연 현상으로 액상화가 발생했지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며 “대다수 전문가는 이번 지진으로 인해 국민이 액상화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이번 지진으로 인한 액상화가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 할지라도 포항 지역의 각종 개발 사업으로부터 입수한 3000여 곳의 시추 정보를 활용해 진앙지 주변의 액상화 가능성을 보다 폭넓게 분석하겠다”며 “액상화 관련 추가 신고가 있을 경우 신고 주민과 협의를 거쳐 필요하면 추가 시추를 하겠다”고 전했다.

포항 지역 액상화와 관련된 최종 분석 결과와 정부 액상화 정책 추진 방향은 최종 분석 결과가 나오면 추가 발표할 예정이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