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증시 봄바람 불어 오려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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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2월 증시가 중순부터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3월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은 "주가가 오랜 기간 박스권에서 움직이면서 악재를 털어냈다"며 3월에는 1400선을 탈환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을 쏟아냈다. 하지만 시장의 불안 요인이 아직 남아 있어 상승 속도에 대해서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증시 낙관론 확산=주요 증권사들이 제시한 다음달 코스피 예상 지수 최고치는 1400~1450선. 유가.환율 등의 해외 변수가 안정되고, 증시가 1350선을 돌파하면서 다음달 '꽃놀이' 장세를 점치는 시각이 많다.

신영증권은 코스피 지수가 다음달쯤 1월에 기록한 사상 최고치(1421.79)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세중 연구원은 "환율 하락에 따른 우려보다는 우리나라 증시의 저평가에 주목해야한다"며 "IT(정보기술)주가 약세를 보이고 있으나 철강.화학.조선 업종을 바탕으로 주가의 오름세를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증권도 국내외 경기가 확장되고 있고 증시의 기술적 과열이 진정됐다며 코스피 지수가 3개월 내에 1500선에 오를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김지환 연구원은 "가장 큰 걱정이었던 미국 경제의 둔화 가능성이 해소된데다 미국의 주택경기 과열,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도 가라앉고 있다"면서 "국내 기업의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커졌지만 그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보수적 투자 필요=1분기 기업실적에 대한 부담으로 강한 상승세를 기대하긴 어렵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시장에 접근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신증권은 이달 1280~1420선으로 예상했던 코스피 지수 전망치를 3월 1250~1400선으로 낮췄다. 양경식 투자전략팀장은 "수출 증가 둔화, IT 성장세 약화, 매수 주체 부재 등 악재가 이어지는 점으로 미뤄 최근 주가상승은 기술적 반등이었을 가능성이 높다"며 "2월 중순부터 증시가 상승세를 타고 있으나 1분기 실적 부진과 환율 하락 등의 시장 위험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방어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양증권도 "주가가 올라갈수록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욕구가 증가할 것"이라며 "국내 수급 여건이 크게 호전되기는 어렵기 때문에 주가 조정을 염두에 두고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방어적인 내수주 유망=주요 증권사들의 3월 유망종목은 환율 불안.실적 둔화 등의 악재를 안고 있는 수출주 보다는 내수 회복 기대감을 등에 업은 내수주에 모아져 있다. 3월 오름세가 본격적인 대세 상승이라기보다는 증시의 안정성을 높여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보수적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동안 주가 상승에서 소외됐던 철강과 건설.조선 업종도 유망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증권 정영완 투자정보파트장은 "당분간은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 IT 관련 수출주 보다는 내수주가 수익률이 나을 것"이라며 "이익 전망이 뚜렷한 금융과 소비재, 혹독한 시련기를 거친 코스닥 시장의 핵심 대표주 등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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