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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빠진 친구 구하고 숨진 고교생 등 시민영웅 18명 선정

중앙일보

입력

에쓰오일 알 감디 CEO(뒷줄 가운데)와 2017 올해의 시민영웅 수상자들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에쓰오일 알 감디 CEO(뒷줄 가운데)와 2017 올해의 시민영웅 수상자들 [한국사회복지협의회]

고(故) 황선후(17)군은 지난 7월 경기도 양평군 쌍계곡 유원지에 친구들과 놀러 갔다. 물가에서 놀다가 친구 하나가 발을 헛디뎌 물에 빠져 허우적댔다. 다른 친구가 팔을 뻗어 구하려 했으나 함께 물길에 휩싸였다. 이를 본 황군은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황군은 친구 하나를 물가로 끌어내고 다시 물로 뛰어들었다. 체력이 소진된 황군은 안타깝게도 물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처음 물에 빠진 친구와 함께 숨졌다.

28일 황군에게 ‘2017 올해의 시민영웅상’이 부여됐다. 에쓰오일(S-OIL)과 한국사회복지협의회(회장 서상목)가 주최하고 중앙일보와 경찰청이 후원하는 상이다. 자신의 위험을 무릅쓰고 이웃을 위해 헌신한 의로운 시민들을 격려하는 상이다. 의로운 일을 하다 숨진 경우 의사자(義死者), 몸을 다친 경우 의상자(義傷者)에게 준다. 올해는 의사자인 황군, 그리고 의상자 5명, 활동자 12명 등 모두 18명에게 이 상이 돌아갔다.

곽경배(40), 김소정(22·여), 양태석(51), 이재호(40), 황선규(43)씨는 의상자로 선정됐다. 곽경배씨는 노숙자에게 폭행을 당하던 여성을 구하려고 용감히 나섰다. 폭행을 말리다가 노숙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리기도 했다. 현장에서 도주하던 노숙자를 쫓아가 다른 시민들과 힘을 합쳐 붙잡았다. 곽씨는 오른팔 동맥과 신경이 절단돼 장시간 수술을 받고 현재 재활치료 중이다.

김소정씨는 도주 중인 성추행범을 건물 계단에서 몸으로 막아서 경찰이 범인을 검거하는 데 힘을 보탰다. 양태석씨는 시장에서 불이 난 것을 보고 소화기로 초기에 화재를 진압해 큰 피해를 막았다. 불을 끄는 중에 부탄가스가 폭발해 얼굴과 양팔에 2도 화상을 입었다.

이재호씨는 고속버스를 타고 가던 중 버스 기사가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지자 재빨리 운전대를 잡았다. 버스를 갓길에 세워 대형사고를 예방하고 승객들의 부상을 막았다.

황선규씨는 한 여성을 골프채로 폭행하는 남성을 저지하다 갈비뼈를 다쳤다. 지나가던 시민들과 함께 폭행범을 저지해 경찰에 넘겼다.

황군 등을 포함한 시민영웅에겐 모두 합쳐 상금 1억4500만원이 수여됐다. 에쓰오일은 올해까지 10년간 191명의 시민영웅에게 14억원의 상금을 건넸다.

◇시민영웅 수상자=▶의사자: 고 황선후(17) ▶의상자: 곽경배(40), 김소정(22), 양태석(51), 이재호(40), 황선규(43) ▶활동자: 김순오(65), 김재영(24), 송병섭(31), 심동주(53), 안주용(46), 오성권(47), 이종락(58), 이준형(39), 임정수(47), 최규명(53), 최민호(21), 최종진(29)

윤석만 기자 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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