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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담배업체들의 “안전한 담배는 없다” 해악광고

중앙일보

입력

“흡연으로 매일 미국인 평균 1200명이 사망합니다. 담배는 폐암·구강암 등을 일으키며 출산 저하도 유발합니다. 안전한 담배란 없습니다.”

담배 자료사진. [연합뉴스]

담배 자료사진. [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미국 3대 지상파 방송 NBC·ABC·CBS에 이 같은 담배 해악 광고가 일제히 방송됐다. 보건당국이 아닌 R.J 레이놀즈, 필립모리스 등 미국 담배회사들이 주요일간지와 방송에 게재한 것이다.

담배회사들이 TV에 등장한 것은 47년 만이다. 1970년대부터 TV와 라디오에서 담배 광고가 전면 금지됐기 때문이다.

 26일(현지시간) 미국 방송에 등장한 담배회사의 흡연 위험성 경고 광고 화면. [AP=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미국 방송에 등장한 담배회사의 흡연 위험성 경고 광고 화면. [AP=연합뉴스]

이 광고는 지난 2006년 미국 워싱턴 DC 연방 지방법원이 “담배 회사들이 50여년 간 담배의 해악을 소비자들에게 숨겼다”며 “이를 인정하는 문구를 담뱃갑, 진열대 등에 실으라”고 판결한 지 11년 만에 집행됐다.

담배회사들은 그동안 경고 문구의 세세한 단어 하나하나를 문제 삼으며 항소를 거듭했다. 결국 2014년 업체와 미정부는 주요 일간지 일요일판과 프라임타임 TV 방송에 1년간 광고를 게재하고 담뱃갑에 경고 문구를 싣기로 합의했다. 업체가 부담하는 광고비용은 82억 달러로 추정된다.

이 광고의 시작 문구도 “연방 법원은 R.J 레이놀즈, 필립모리스, 알트리아, 로릴라드에 흡연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문구를 포함하도록 명령했다”는 내용이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담배회사들이 미국 일간지에 낸 흡연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광고. [트위터 캡처=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미국 담배회사들이 미국 일간지에 낸 흡연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광고. [트위터 캡처=연합뉴스]

이 광고는 내년 4월까지 일간 뉴욕타임스(NYT), USA투데이 등 미국 50여개 도시 일간지와 미국 3대 지상파 방송에 등장할 예정이다.

미국암협회(ACS)·미국심장협회(AHA)·미국폐협회(ALA) 등 미국 보건단체와 비흡연자 단체들은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담배회사들이 11년 전 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미뤄왔던 광고를 드디어 게재했다”고 환영했다.

미국암협회 담배규제센터장 클리프 더글러스는 NBC 인터뷰에서 이번 광고 게재가 “상당히 중요한 순간”이라며 “처음으로 그들(담배업계)이 자백하고 모든 진실을 말했다”고 말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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