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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 화학약품 없이 빛으로'…흐르는 물·공기도 소독하는 LED 나왔다

중앙일보

입력

인체에 해로운 화학 약품 없이 발광다이오드(LED) 빛만으로 물과 공기를 살균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약지 손톱 크기보다도 작은 LED 반도체를 장착하면 가정용 가습기나 정수기 소독은 물론 폐수 처리까지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LG이노텍, 최대 자외선 출력 100㎽급 살균용 반도체 'UV-C LED' 개발 #"가습기·정수기는 물론 폐수 처리, 차량 공기정화 시스템에 활용될 것"

LG이노텍은 최대 출력 100㎽(밀리와트)에 달하는 살균용 반도체 '자외선(UV)-C LED'를 개발했다고 27일 발표했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개발된 UV-C LED 최대 출력은 40~70㎽ 수준으로 100㎽에 도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자외선 출력이 100㎽ 이상으로 높아지면, 빠르게 흐르는 물이나 공기도 살균할 수 있게 된다.

LG이노텍이 UV-C LED 반도체를 처음 개발한 것은 지난 2014년이다. 첫 제품의 자외선 출력은 2㎽급으로 LG전자 퓨리케어 정수기와 화장용 전자기기 퓨리엘 등 소형 가전과 에스컬레이터 핸드레일 살균기 등에 적용했다. 이후 2015년 10㎽급, 지난해 70㎽급 제품을 개발한 데 이어 올해 11월에는 100㎽급 제품을 선보이게 됐다.

정환희 LG이노텍 LED연구소장은 "자외선 출력이 100㎽급으로 높아지면, 자동차와 빌딩 공기정화 시스템, 폐수처리 시스템 등 적용할 수 있는 시장도 대폭 넓어진다"고 설명했다.

UV-C LED의 세계 시장 규모도 커질 전망이다. 기존에는 폐수 처리, 공기 정화용 살균 기기로 수은 램프를 주로 활용했다. 중금속인 수은을 사용하다 보니 환경 오염에 취약한 단점이 있었다. 이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기기로의 교체 수요가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다. 시장조사업체 LED인사이드는 지난해 2800만 달러(305억원)에 규모였던 글로벌 UV-C LED 시장은 2020년이면 2억4400만 달러(2660억원)로 규모로 9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분석했다.

정 소장은 "일본 경쟁사의 경우 100㎽ 이상이 출력을 내는 UV-C LED 반도체 개발 목표 시점을 2020년으로 잡았다"며 "LG이노텍이 2년 앞서 기술을 개발했기 때문에 시장 선점 효과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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