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무섭다"던 독일 스키 영웅, 부상으로 평창행 좌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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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핀란드 레비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 월드컵에서 회전 종목에 참가한 독일의 펠릭스 노이로이터가 우승한 뒤 환호하고 있다. [레비 AP=연합뉴스]

지난 12일 핀란드 레비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 월드컵에서 회전 종목에 참가한 독일의 펠릭스 노이로이터가 우승한 뒤 환호하고 있다. [레비 AP=연합뉴스]

독일의 세계적인 알파인 스키 선수 펠릭스 노이로이터(33)가 평창올림픽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

독일 라디오 방송 SWR을 비롯한 현지 언론은 27일 '노이로이터가 무릎을 다쳐 70여 일 앞으로 다가온 평창 동계 올림픽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고 일제히 전했다. 노이로이터는 오는 29일 미국 비버 크릭에서 열리는 국제스키연맹(FIS) 알파인 스키 월드컵에 참가하기 위해 미국 현지에서 훈련하던 도중 왼쪽 무릎 십자인대가 끊어지는 중상을 당했다.

노이로이터는 평창올림픽 알파인 스키를 빛낼 스타로 주목 받아왔다. 지난달 핀란드 레비에서 열린 알파인 스키 월드컵 회전 종목에서 1·2차시기 합계 1분42초83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쟁자 헨릭 크리스토퍼센(노르웨이), 마티아스 하르긴(스웨덴) 등을 제치고 우승하며 평창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가던 상황이었기에 선수 자신의 실망감이 더욱 컸다.

노이로이터는 사고 뒤 자신의 SNS에 "이번 부상은 나에게 이번 시즌이 끝났다는 의미"라면서 "집으로 돌아가 수술을 받아야 한다. 올림픽을 앞두고 시즌을 성공적으로 출발했기에 이렇게 다친 게 더 화가난다"고 썼다. 이어 "이제껏 여러 번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어떻게 극복해야할 지 잘 알고 있다"면서 "딸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된 부분은 긍정적"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지난 12일 핀란드 레비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 월드컵에서 회전 종목에 참가한 독일의 펠릭스 노이로이터가 레이스를 마친 뒤 자신의 기록을 확인하고 있다. [레비 AP=연합뉴스]

지난 12일 핀란드 레비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 월드컵에서 회전 종목에 참가한 독일의 펠릭스 노이로이터가 레이스를 마친 뒤 자신의 기록을 확인하고 있다. [레비 AP=연합뉴스]

올림픽과의 악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4년 소치올림픽을 앞두고도 유력한 메달권 후보로 주목 받았지만 자동차 사고를 당해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다. 두 대회 연속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하게 된 셈이다.

공교롭게도 노이로이터는 지난 달 초 자신의 딸이 태어난 직후에 한반도 안보 위기와 관련한 정세 불안을 거론하며 "평창올림픽에 참가해야할 지 모르겠다"는 의견을 밝혀 주목 받은 이력이 있다. 앞서 프랑스, 오스트리아 등 동계올림픽 강국들이 비슷한 불안감을 호소하던 시점이라 노이로이터의 발언이 자국 내에서 적지 않은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선수들의 불안감을 읽은 독일올림픽위원회가 "내년 1월까지 한반도 정세를 지켜본 뒤 (선수단의) 출전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의사를 흘려 우리 정부가 긴급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결국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독일로 건너가 체육계 관계자들을 만나 참가를 공식 확인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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