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베트남 총리 면담… 에너지·ICT '인프라 투자' 모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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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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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 동남아시아에서 에너지·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사업 확대에 나선다.

23일 응웬 베트남 총리 만나 에너지·화학·ICT 등 투자 희망 #응웬 "국영기업 민영화 참여해 달라"…반도체·철도 등 투자 요청 #인구 1억 명, 성장률 7% 대 거대 시장…파트너십 구축 착착

최태원 SK 회장은 23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응웬 쑤언 푹 총리를 만나 국영기업 민영화, 정보통신 분야 협력 강화 등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면담은 1시간 30분간 진행했으며, 구체적인 사업 분야 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베트남이 경쟁력 있는 산업을 육성하고, 사회간접자본을 고도화하는 데 SK의 에너지·화학·ICT 기술과 네트워크가 도움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응웬 총리는 "경제 발전을 위해 국영기업을 계속 민영화할 계획"이라며 "SK가 국영기업 민영화에 관심을 갖고 참여해 달라"고 희망했다. 베트남은 투자 희망 분야로 경제 유발 효과가 큰 반도체와 스마트시티, 철도·고속도로 등 인프라 분야를 제시했다. 최 회장은 24일 응웬 찌 중 기획투자부 장관을 만나 이런 내용을 공유하고 후속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최 회장은 앞서 21~23일 베트남 최대 소비재 기업인 '마산'(Masan)그룹 응웬 당 꽝 회장과 ICT기업인 'FPT그룹' 쯔엉 자 빙 회장을 만나 베트남의 산업 동향을 청취했다. 응웬낌 썬 하노이 국립대 총장 등 학계와도 접촉해 베트남의 거시 경제 상황과 사회 안전성 등을 가늠했다.

SK는 베트남의 성장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이런 동남아시아 전략을 펼치고 있다. 베트남 인구는 1억 명에 육박하며 인건비가 저렴하고 자원이 풍부하다. 동남아 물류 중심지로서 지리적 장점도 있다. 2016년 취임한 푹 총리가 외자도입을 통한 강력한 성장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7%에 육박하는 등 당분간 고성장이 이어질 전망이다.

SK는 이미 2000년대 초 베트남에 진출해 자원개발과 석유화학 설비 건설 등 분야를 다루고 있다. 앞으로 ICT와 액화천연가스(LNG) 밸류 체인 등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최 회장은 베트남 현지 기업들과 거리를 좁히기 위해 이번 방문 때 현지 스타트업 기업인들과 만났다. 한국·베트남 간 학술교류 및 인재양성을 위해 학술포럼인 '하노이 포럼'을 정기 개최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이항수 SK그룹 PR팀장은 "중국 등에서 성공시킨 글로벌 파트너링 모델을 동남아로 확대해 해당 국가와 동반 성장하는 협력 모델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 회장은 앞서 20~21일 싱가포르를 방문했다. '동남아의 우버'로 불리는 '그랩'(Grab)의 앤소니 탄 대표와 이동 서비스 및 공유경제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등 동남아 시장의 환경과 전망, 성장 가능성 등을 청취했다.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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