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작가들|해외전 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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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신년벽두부터 국내작가들의 해외전이 줄을 잇고 있다.
한국화가 박대성씨의 작품전이 독일 쾰른시에 있는 파리나 갤러리에서 지난15일부터 열리고 있는 것을 비롯, 김진 판화전(20∼29일·일본대판 한국총영사관 전시장) 홍명섭 탈조각전(2월1∼6일·일본대판번화랑) 한국작가 12인전(2월3∼12일·이탈리아 로마 라고스티니아나화랑) 열린 시각 3인의 한국작가전(2월8∼13일·일본대판 온화랑) 등 1월말∼2월초만 해도 5개의 해외전이 계속된다.
2월13일까지 열리는「한국화 박대성전」은 가나화랑과 파리나 갤러리가 손잡고 마련한 것으로 파리나 측이 송료·보험료 등 경비 일체를 부담하는 조건으로 이루어진 것. 모두15점이 출품됐다.
그래픽디자이너 및 판화가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김진교수(43·충남대·산업미술) 는 이번이 두 번째로 갖는 해외 개인전. 81년 스위스 취리히에서의 전시이후 7년만의 해외나들이다.
홍명섭씨는 작년에 이어 연거푸 번화랑의 초대를 받은 케이스. 윤갤러리와 번화랑과의 교류전 계획에 따라 지난해 대판에서 전시회를 가졌던 그는 그곳 화단으로부터 호평을 받아 또다시 개인전을 갖게된 것.
라고스티니아나화랑에서 열리는 「한국작가12인전」은 미술평론가 이일교수(홍익대) 가 커미셔너로 위촉받아 작가선정을 마쳤다. 서양화부문의 작가로 윤형재·윤미란·정일·김유준·박영하·이명미·형진식·최범기씨가, 한국화부문에서는 박이선씨가, 조각부문 작가로는 김창규·옥현숙·박실씨가 각각 선창됐다. 모노크롬·이미지작업 등 경향은 다양하지만 대체로 추상성이 강하고 신선한 작업을 펼치고 있는 30대작가가 중심이 된 것이 특징.
라고스티니아나화랑은 작년에도 한국작가초대전을 연바 있는데, 앞으로 해마다 한차례씩 계속 한국작가전을 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열린 시각 3인전」은 지난 1월 중순 갤러리 P&P에서 가졌던 전시회가 장소를 바꿔 오사카온화랑에서 열리는 것. 김홍년·안정민·최정화씨 등이 출품작가다.
이처럼 해외전이 화가개인차원 또는 화랑차원에서 빈번히 열리고 있는 것에 대해 미술계는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
미술평론가 이일씨는 『국내작가들이 활발히 교류전을 갖는 것은 우리 미술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도 되고, 작가 나름대로 세계화단의 흐름도 파악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고 말하고 『그러나 아무런 기준 없이 마구잡이식으로 해외전을 갖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의견을 제시.
그는 특히 일본지역에 마구잡이식 소개가 많아 한국현대미술이 잘못 인식되는 경향이 있음을 지적하고 ▲해외전의 기준설정 ▲작품판매에 따른 관세문제 등을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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