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OK저축은행이 대한항공을 꺾고 최하위를 벗어났다.
OK저축은행은 2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7~18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대한항공과 경기에서 3-1(25-21, 33-31, 25-27, 25-21)로 승리했다. 2연패에서 벗어난 OK저축은행은 4승6패(승점 12)를 기록, 한국전력을 제치고 6위로 올라섰다. 2연패에 빠진 대한항공(4승6패·승점 13)은 4위를 유지했다. 브람은 후위공격 22개를 포함해 40점(공격성공률 61.29%)을 올렸고, 송명근은 서브득점 3개 포함 23득점(공격성공률 70.37%)을 기록했다.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미들블로커 김요한을 선발 출전시켰다. 김 감독은 "공격력은 한상길보다 떨어져도 서브와 블로킹에선 김요한이 더 낫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다 보니 OK저축은행의 공격은 양 날개에 집중됐다. 하지만 브람과 송명근이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브람은 1세트에서 후위공격 5개 포함 11점을 올리며 공격을 이끌었다. 2세트에도 지친 기색 없이 23개의 공격 중 15개를 성공시켰다. 송명근도 뒤지지 않았다. 점유율은 브람보다 낮았지만 60%가 넘는 공격성공률을 보였다. 서브에이스도 1세트 2개, 2세트 1개를 기록했다. 김요한도 블로킹 2개를 성공시키며 제 몫을 했다. 박원빈이 2세트 도중 부상을 당하긴 했지만 듀스 접전을 따내 김 감독의 구상대로 경기가 흘러갔다.
OK저축은행 2세트 막판 의외의 변수에 발목을 잡혔다. 24-23에서 송희채의 공격이 성공했지만 대한항공은 터치네트에 대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고, 송희채가 네트를 건드린게 확인됐다. 24-24 듀스에선 브람이 공격하는 순간 기록석에선 부저가 울리기도 했다. 기록석에서 서브 순서가 잘못됐음을 지적했으나 순서엔 오류가 없었다. 주심은 그러자 대한항공의 득점을 인정했다. 브람의 공격이 먼저 시도된 뒤 부저가 울렸기 때문에 득점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OK저축은행은 끈끈한 플레이로 끝내 재역전에 성공하며 2세트를 따냈다.
대한항공도 손쉽게 물러나진 않았다. 김학민 대신 투입된 곽승석이 공수에서 활발한 역할을 했다. 한선수와 교체돼 들어간 황승빈도 토스 실수를 조금씩 저질렀지만 게임을 잘 풀어나갔다. 초반 주춤했던 가스파리니도 덩달아 살아나 3세트를 이겼다. 하지만 최후의 승자는 OK저축은행이었다. 4세트에서도 브람이 해결사 역할을 해내며 공격유효율 19.23%에 머무른 대한항공을 압도했다.
김세진 감독은 "요한이가 잘 해줬다. 브람도 어려운 공격을 잘 해결했다. 둘의 움직임을 칭찬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경기 중단 상황에 대해선 "기록석에서 서브 순서를 지적하려면 빨리 중단시켜야 했다. 그래도 심판의 판정은 맞았다는 걸 인정한다. 항의를 한 건 지푸라기도 잡고 싶은 심정에서였다"고 했다. 연패에서 벗어났지만 김 감독의 표정은 어두웠다. 박원빈의 부상이 심각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블로킹하다 엄지 쪽에 맞아 찢어졌다. 3~4경기는 결장할 것 같다. 경기를 하다 다친 것이라 불가항력이다. 이기고도 웃을 만한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씁쓸해했다.
부진에 빠진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도 비슷한 처지였다. 경기 전 박 감독은 "우리 플레이를 못하고 있다. 분석을 하고 경기를 준비했다"고 했지만 이날도 46.73%의 저조한 공격성공률을 보였다. 특히 20점대 접전 상황에서 실수를 연발했다. 박기원 감독은 "선수간의 엇박자가 나고 있다. 우리가 잘 못 해서 진 경기다. 나도 답답하다"고 했다.
인천=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