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머리 냉동보관 시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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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인간의 생명은 무한히 보전될 수 있는 것일까.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의 리버사이드 군에서는 사람의 머리만을 따로 냉동시켜 훗날 다른 사람의 몸체와 접합시킴으로써 부활(?) 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희한한 의학적 시도가 벌어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심한 관절염과 변성 뇌 질환으로 숨진 83세의「도러·겐트」할머니. 이 할머니의 아들「사울」씨(48)는 어머니가 영원히 사라져버리는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알코생명 연장 재단에 도움을 요청한 것.
이 재단은 시신에서 머리부분만 갈라내 액체질소에 냉동시켜두고 과학의 발달로 접합이 가능한 시대에 대비한다는 것이다.「켄트」할머니의 사인규명을 위해 이 재단을 수색한 지방 검시사무소는 냉동실에서 1구의 완전사체와 6개의 몸체 없는 머리를 찾아냈는데「켄트」할머니의 머리는 찾지 못했다고.
현재 미국에는 사후에 냉동보관을 희망한 회원이 1백 명이나 되는데 이미 15명은 캘리포니아·미시간에 있는 3곳의 저장센터에 냉동되어 있다고. 21세기에 환생한다는 약속에 대한 댓가는 12만5천 달러나 된다.
그러나 저온생물학자들은 혈액이나 각막·골수·정액 등은 후에 다시 사용하기 위해 냉동이 가능하나 췌장이나 신장·심장 등은 이식을 위한 냉동이 불가능하다면서 이 재단의 근거 없는 냉동저장을 맹렬히 비난하고 결국 그런 시도는 사람을 두 번 죽일 뿐이라고 말했다. 【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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