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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갑 넘긴 미 융단폭격기 B-52, 전면 업그레이드 착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 공군의 전략폭격기 B-52H가 사막 위를 날고 있다. [사진 미 공군]

미 공군의 전략폭격기 B-52H가 사막 위를 날고 있다. [사진 미 공군]

1955년 미 공군이 운용하기 시작한 ‘성층권의 요새’ B-52 전략폭격기가 도입 70주년을 향해 날게 됐다.

미국의 보잉은 최근 미 공군과 B-52H통신장비를 업그레이드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새로 교체하는 통신장비는 10가지가 넘는다고 보잉은 설명했다.

1964년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러브'의 한 장면. 이 영화에서 B-52는 당시 소련을 핵폭격해 지구 멸망을 이끈 수단으로 그려졌다. [사진 유튜브 캡처]

1964년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러브'의 한 장면. 이 영화에서 B-52는 당시 소련을 핵폭격해 지구 멸망을 이끈 수단으로 그려졌다. [사진 유튜브 캡처]

통신장비 업그레이드가 끝나면 B-52는 계기판 LCD 화면의 디지털 지도에 최신 정보를 표시하는 기능을 갖춘다. 또 초고속 데이터 링크를 통해 기지와 교신하면서 비행 중에도 임무와 목표물을 바꿀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B-52는 비행 전 설정한 임무만 수행할 수 있었다. 업그레이드 사업 계약금은 2380만 달러(약 261억원) 규모이며 사업이 끝난 뒤 금액이 더 올라갈 수도 있다고 한다.

B-52 통신장비 업그레이드는 미 공군의 숙원 사업이었다. 2014년 시험사업을 통해 B-52 한 대의 통신장비를 개량한 뒤 그 결과에 만족했기 때문이다. 2015년부터 미 공군이 보유한 B-52 전체를 업그레이드하는 사업을 추진했지만 예산 부족으로 미뤄졌다.

이번 업그레이드 사업은 미 공군이 당분간 B-52를 계속 사용하겠다는 뜻을 대외적으로 밝힌 의미가 있다.

베트남전 당시인 1966년 B-52D가 융단폭격을 하고 있다. [사진 미 공군]

베트남전 당시인 1966년 B-52D가 융단폭격을 하고 있다. [사진 미 공군]

52년 시험 비행에 성공한 B-52는 55년부터 미 공군에 도입됐다. 월남전 때 월맹군과 베트콩을향해 융단폭격한 폭격기다. 걸프전과 이라크전에서도 맹활약했다. 최신형 B-52H의 경우 최대 속도는 시속 1047㎞이며, 최대 1만5000㎞까지 날 수 있다(작전반경 7200㎞). 최대 31.5t의 무기를 탑재한다. 그런데도 운용비가 싸기 때문에 미 공군이 애용한다. 기종의 역사가 오래 돼 미 공군에선 ‘할아버지가 탄 비행기를 손자가 탄다’는 얘기도 나온다. 별명은 ‘성층권의 요새’라는 뜻의 스트래토포트리스(Stratofortress).

B-52H에 실을 수 있는 무장. 종류가 다양하고, 양도 많다. [사진 미 공군]

B-52H에 실을 수 있는 무장. 종류가 다양하고, 양도 많다. [사진 미 공군]

B-1B 랜서, B-2 스피릿와 함께 미 공군의 폭격기 삼총사를 이룬다. B-1B는 핵무장 능력이 제거됐기 때문에 사실상 B-52와 B-2만이 핵공격이 가능하다. 북한이 B-52 한반도 출격을 두려워하는 이유다.

아사히신문은 지난 19일 B-52가 지난 8월 일본 열도 상공을 횡단 비행한 뒤 동해 공역에서 항공자위대 전투기와 연합 훈련을 했다고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당시 북한이 B-52와 일본 항공자위대의 연합 훈련을 파악한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B-52는 지난해 두 차례 한반도 상공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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