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중학교에서 신입생을 받는 이른바 '전국단위' 자율형사립고(자사고) 10곳 중 9곳에서 응시자들의 지원 경쟁률이 지난해보다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새 정부의 자사고 축소·폐지 방침과 학령인구의 감소가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2.01대 1…지난해 2.34대 1보다 낮아 #포항제철고, 1.72대1로 지난해 경쟁률 유지
14일 종로학원하늘교육이 전국단위 자사고 10곳의 지원 현황을 집계한 결과, 이들 학교의 정원 내 평균 경쟁률이 2.01대 1로 지난해(2.34대 1)보다 낮아졌다. 이들 자사고는 광양제철고·김천고·민족사관고·북일고·상산고·외대부고·인천하늘고·포항제철고·하나고·현대청운고 등이다.
이 중 지난해보다 경쟁률이 떨어지지 않은 곳은 포항제철고뿐이었다. 포항제철고는 372명을 모집하는데 638명이 지원해 1.7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해와 똑같았다.
하지만 나머지 9곳은 모두 지난해보다 경쟁률이 떨어졌다. 학교별로 지난해와 올해 경쟁률을 보면 ▶광양제철고는 1.28대 1→ 1.17대 1 ▶김천고 1.66대 1→1.15대 1 ▶민족사관고 2.79대 1→2.58대 1 ▶북일고 2.04대 1→ 1.95대 1 ▶상산고 2.77대 1→ 2.08대 1) ▶외대부고 3.19대 1→ 2.57대 1) ▶인천하늘고 2.71대 1→ 2.08대 1 ▶하나고 3.67대 1→ 3.38대 1 ▶현대청운고 2.50대 1→2.06대 1 등이었다.
이중 국내 대학 진학률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 하나고·외대부고·상산고 등 3곳을 살펴보니 최근 5년간 경쟁률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세 학교의 경쟁률 평균은 2015년 3.8대 1에서 지난해 3.12대 1, 그리고 올해 2.55대 1로 낮아졌다.
자사고 경쟁률이 떨어진 가장 큰 원인은 학령인구 감소다. 올해 중학교 3학년 전체 학생 수는 45만9935명으로 지난해 중3 학생 숫자인 52만5256명과 비교해 12%(6만5321명) 줄었다. 새 정부의 대학 입시 정책과 자사고 축소·폐지 방침이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도 나왔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학령인구가 줄어들면서 자사고 지원자 수가 상대적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 수시모집에서 내신 등 학생부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내신 경쟁이 유리한 일반고에 대한 선호가 높아졌고, 새 정부에서 자사고·외국어고 등을 축소하는 방침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임 대표는 "올해까진 자사고·외국어고·국제고가 일반고보다 먼저 신입생을 뽑았지만, 내년부터는 일반고와 동일한 시기에 신입생을 선발하기 때문에 내년에는 자사고·외국어고 지원 경쟁률이 더욱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