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임금 동결 "노조 동참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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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자동차는 과장급 이상 전 임직원의 올해 임금을 동결하고 노조에도 임금 동결을 제안하기로 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22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과장급 이상 임직원 10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비상경영 결의대회'를 열고 노조에 임금동결을 촉구하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현대차 관계자는 "환율 급락으로 올해 영업이익률이 5%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등 경영환경이 어려워 사무직부터 임금을 동결키로 했다"며 "올해만큼은 노조가 임금 동결에 따라줘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2003년 9.0%를 고비로 2004년 7.2%, 2005년 5.1%로 매년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임금 인상률은 기본급 기준으로 6.9%였다. 현대.기아차 노조에는 대리급 이하 직원만 가입한다.

현대.기아차그룹은 과장급 이상 직원의 임금 동결을 다른 계열사에도 확대할 방침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생산성은 따라주지 않는데 매년 임금을 올려서는 치열한 글로벌 경쟁 아래서 현대차가 계속 기업으로 생존하기 어렵다"면서 "환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어 이대로 가면 회사가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달 초 2000여 개의 납품업체를 대상으로 총 1조3000억원어치의 부품단가를 인하하기로 하고 업체들과 협상 중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2001년 이후 매년 1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왔지만 4년째 노조가 먼저 임금 동결안을 제시한 덕분에 세계 1위의 업체에 올랐다는 점을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노조는 "매년 1조원 넘는 이익을 내는 상황에서 경영진이 납품단가 인하와 임금 동결을 주장하며 근로자들을 위협하고 있다"며 "사용자 측이 임금 동결을 제시하면 단호히 맞서겠다"고 밝혔다.

김태진.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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