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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열쇠야 나 취했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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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자동차 열쇠는 이제 운전자의 오른팔이다. 창문을 열고 닫는 것도 열쇠가 알아서 하고 오디오시스템도 조절한다.

또 자동차의 내력이 입력된 열쇠는 차량 정비를 손쉽게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지문이나 안구를 활용해 자동차를 움직이는 시대도 멀지 않았다. 운전자가 술을 마시면 시동이 걸리지 않게 하는 열쇠 시스템은 이미 선을 보였다. 갈수록 똑똑해지고 있는 자동차 열쇠 세상을 들여다 봤다.

열쇠라 부르지 마라=현대자동차 뉴 그랜저의 럭셔리 모델은 열쇠를 꽂을 곳이 없다. 키를 지닌채 차에 다가가면 차의 잠금 장치가 자동으로 풀린다. 키를 손에 쥔 채 핸들 아랫부분의 볼록한 손잡이를 돌리면 시동이 걸린다. 캐딜락 STS도 이런 첨단 스마트키를 장착했다. 키를 지닌 상태에서 브레이크를 밟고 시동 버튼을 누르면 시동이 걸린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동차 키는 기계식 열쇠에서 출발해 리모컨으로 문을 여닫는 전자식을 거쳐 자동으로 잠금이 풀리는 기능을 갖춘 스마트 키로 진화하고 있다"며 "지문이나 안구를 인식하는 기술이 접목된 키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도요타 렉서스의 스마트 키는 설정하기에 따라 손잡이를 잡았을 때 운전석만 열리게 하거나 모든 문 또는 한쪽 사이드만 열리게 할 수 있다. 아우디의 일부 모델은 운전석 옆에 지문 인식 시스템을 갖췄다. 이 장치에 손가락을 대면 사전에 설정한 상태로 운전석 시트와 사이드 미러, 오디오 등이 자동 조절된다. 폴크스바겐의 중형 세단 파사트의 키 시스템은 열쇠를 연결 장치에 꽂고 누르기만 하면 시동이 걸린다. 자동차 키는 대부분 차 제조업체의 협력업체에서 개발한다. 스마트키는 대부분 고급 자동차 모델에만 있다.

운전자 지킴이도 한다=볼보 자동차는 열쇠의 날카로운 끝 부분이 플라스틱 보호대 안으로 들어 가도록 설계됐다. 아우디 등 다른 차종에서도 이같이 디자인한 키가 나오고 있다. 열쇠를 바지 주머니 안에 넣었을 때의 불쾌감과 안전을 고려한 것이다. 깔끔한 열쇠 디자인은 차 주인에게 명품을 가졌다는 자부심도 느끼게 한다.

술을 마신 운전자가 운전을 할 수 없게 하는 장치도 있다. 볼보 실험 자동차의 안전벨트에 장착되어 있는 소형 음주검사기는 자동으로 운전자의 음주 측정을 한다. 운전자가 술을 마셨을 경우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또 차량 제한 속도를 설정할 수 있는 특수 시동키도 개발했다. 키를 꽂는 곳이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의 사이드 브레이크 옆에 있는 차량도 있다. 최근 국내 출시된 사브 9-3과 9-5이다. 키는 바닥을 향해 꽂는다. 충돌시 무릎 부상의 위험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자동차 정비 정보도 척척=BMW는 차대 번호 등 차에 대한 기본 정보가 키에 입력돼 있다. 서비스 센터에서 열쇠를 키 리더 장치에 꽂으면 차량의 내력이 나온다.

어떤 서비스가 필요 한지를 쉽게 진단 할수 있다. 도요타 자동차는 지난해 9월 자동차 열쇠 기능을 내장한 손목시계를 개발했다. 스마트키의 기능을 시계에 접목한 것이다. 일본 마즈다자동차는 키를 USB 메모리 스틱으로 대체한 컨셉트카를 선보이기도 했다.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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