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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보상책' 논의하러 성주 찾은 김부겸 장관…주민들 "실망"

중앙일보

입력

행정안전부 김부겸 장관 일행이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체계 배치 관련 지역 여론과 현안을 듣기 위해 11일 오전 경북 성주군청을 방문했다. 이날 방문에는 김 장관 이외에 국방부 서주석 차관과 국무조정실 최병환 국무1차장도 함께 했다. 성주군청에 도착한 김 장관 일행이 김항곤 성주군수와 함께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 군수, 김 장관, 이완영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뒷줄 가운데 서주석 국방차관, 뒷줄 오른쪽 국무조정실 최병환 국무1차장. 프리랜서 공정식

행정안전부 김부겸 장관 일행이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체계 배치 관련 지역 여론과 현안을 듣기 위해 11일 오전 경북 성주군청을 방문했다. 이날 방문에는 김 장관 이외에 국방부 서주석 차관과 국무조정실 최병환 국무1차장도 함께 했다. 성주군청에 도착한 김 장관 일행이 김항곤 성주군수와 함께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 군수, 김 장관, 이완영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뒷줄 가운데 서주석 국방차관, 뒷줄 오른쪽 국무조정실 최병환 국무1차장. 프리랜서 공정식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11일 경북 성주군을 찾았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가 배치된 데 따른 '보상책'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성주군청서 마주앉은 정부-성주군 '사드 보상책' 논의 #대구~성주간 경전철 등 대규모 지역 현안 사업 건의해 #김부겸 장관 "군민에 다가가는 첫 행보 했다" 의미 부여 #김항곤 군수 "'선물' 들고 올 줄 알았는데 빈손" 실망감

앞서 경북 성주군은 지난 3월부터 사드 배치에 따른 보상책을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해 왔다. 지역에 사드를 배치하는 대신 대구~성주간 경전철 건설 등 대규모 지역 현안 사업을 들어달라는 건의였다.

정부는 4월 성주군과 수 차례 협의를 거쳐 사드 배치에 따른 지원 사업을 추진하기로 확정했었다. 당시 확정된 사업은 1조3000억원 규모였다.

성주군청 회의실에서 김 장관 일행(왼쪽)과 김항곤 군수 등 지역대표가 면담에 참여하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성주군청 회의실에서 김 장관 일행(왼쪽)과 김항곤 군수 등 지역대표가 면담에 참여하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8000억원 규모의 대구~성주간 고속도로 건설 ▶5000억원 규모의 대구~성주간 경전철 건설 ▶대구~성주간 국도 30호선 교통환경 개선사업 지원(120억원) ▶성주군 초전면 경관 정비와 전선 지중화 사업 지원(25억원) ▶성주참외 군부대 납품 ▶제3 하나원 유치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관광자원 개발 ▶풀뿌리 기업 육성 등 9개 사업이다.

현재 건의 사업은 보완을 거쳐 18건, 1조8000억원 규모로 늘어났다. 기존 건의 사업에 더해 ▶성주~대구간 국도 6차로 확장(3250억원) ▶성주 사드 기지 미군공여 잔여부지 활용(30억원) ▶성주 사드 기지 주변도로 추가 개설(60억원) ▶충무시설·주민대피시설 설치(100억원) ▶가야산국립공원구역 해제 ▶신규 골프장 조성(700억원) ▶전통시장 활성화사업(98억원) ▶권역별 농산물 선별센터 건립(90억원) 등이 더해졌다.

김 장관 등 정부 측과 성주군 측은 이날 오전 9시 30분쯤부터 성주군청 소회의실에서 1시간가량 비공개 간담회를 시작했다.

11일 경북 성주군청 회의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김부겸 장관이 발언하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11일 경북 성주군청 회의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김부겸 장관이 발언하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11일 경북 성주군청 회의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김항곤 성주군수와 지역대표 일행이 면담에 참여하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11일 경북 성주군청 회의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김항곤 성주군수와 지역대표 일행이 면담에 참여하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이 자리에는 정부 측 인사로 김 장관과 서주석 국방부 차관, 최병환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 박인호 국방부 정책기획관, 박천수 행안부 지역발전과장, 김성호 행안부 대변인 등이 참석했다. 성주군 측 인사엔 김항곤 성주군수, 이완영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배재만 성주군의회 의장, 안병윤 경북도 기획조정실장, 이재복 성주군 노인회장, 여상건 성주군 유림연합회장 등이 자리했다.

간담회에 앞서 약 5분간 발언에 나선 김 장관은 "북한의 핵 미사일 도발로 시작된 이 안보 위기 상황과 평화에 대한 위협은 간단하게 수습될 수 없는 상황이다. 그 과정에서 대한민국 공동체를 위해 무거운 짐을 지게 된 것이 성주 군민들"이라며 "불가피하게 사드 배치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군민들이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해서 희생을 강요당하신 것 같아 정부가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나 이낙연 국무총리 마음은 군민들께 감사할 것은 감사하고 군민들 마음에 조금이라도 위로가 될 것이 있다면 위로를 해 드리고 오해와 갈등에 대해서도 수습을 해야한다는 간절한 마음이 있다"며 "이제 군민들을 찾아뵙고 말씀을 드릴 때가 된 것 같아서 군수님께 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요청을 드렸다"고 설명했다.

비공개 간담회가 끝난 후 김 장관은 성주군청 정문 현관 앞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지난해 7월 15일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성주군민들 앞에 섰다가 계란 세례를 맞았던 바로 그 장소다.

11일 경북 성주군청에서 지역 대표와 1시간가량 면담을 마친 김부겸 장관 일행이 군청 1층 로비 입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 장소는 지난해 7월 15일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가 사드 배치 문제로 주민과 만나기 위해 방문했다가 성난 주민들로부터 계란과 물병 세례를 맞은 곳이다. 왼쪽부터 서주석 국방부 차관, 김부겸 행안부 장관, 최병환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 성주=프리랜서 공정식

11일 경북 성주군청에서 지역 대표와 1시간가량 면담을 마친 김부겸 장관 일행이 군청 1층 로비 입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 장소는 지난해 7월 15일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가 사드 배치 문제로 주민과 만나기 위해 방문했다가 성난 주민들로부터 계란과 물병 세례를 맞은 곳이다. 왼쪽부터 서주석 국방부 차관, 김부겸 행안부 장관, 최병환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 성주=프리랜서 공정식

11일 경북 성주군청에서 간담회를 마치고 군청 1층에서 김부겸 행안부 장관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서주석 국방부 차관, 김 장관, 최병환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 성주=프리랜서 공정식

11일 경북 성주군청에서 간담회를 마치고 군청 1층에서 김부겸 행안부 장관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서주석 국방부 차관, 김 장관, 최병환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 성주=프리랜서 공정식

김 장관은 "그동안 여러 물밑 접촉도 있었지만 이제 조금 마음을 열고 공식적으로 정부가 성주군민들에게 다가가는 첫 행보를 한 것"이라고 이날 간담회에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간담회 자리에서는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었다. 김 장관은 "민심을 수습을 하고 지역의 미래를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성주군 측으로부터 전달을 받았고 그 중에선 이미 정부가 많은 검토를 해놓은 내용도 있지만, 오늘 마치 거래를 하듯이 즉답을 하고 그래서는 예의가 아닐 것 같아서 그렇게까진 이야기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11일 오전 경북 성주군청에서 지역 대표와 1시간가량 면담을 마친 김부겸(오른쪽) 장관이 김항곤 성주군수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성주=프리랜서 공정식

11일 오전 경북 성주군청에서 지역 대표와 1시간가량 면담을 마친 김부겸(오른쪽) 장관이 김항곤 성주군수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성주=프리랜서 공정식

때문에 김 장관의 방문에 다소 기대를 했던 성주군 측도 실망감을 드러냈다. 김항곤 군수는 "정부가 한 가지라도 '선물'을 들고 왔을 줄 알았는데 여태껏 논의했던 것에서 한 발도 나아가지 못했다는 점만 확인했다"며 "성주군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보상책을 정부가 받아들여 추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성주=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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