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검찰총장이 8일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에게 국가정보원 관련 수사 과정에서 사건 관계인들의 인권을 철저히 보장하라고 주문했다. 지난 6일 변창훈(48) 서울고검 검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과 관련해 문 총장이 처음 내린 지시다.
8일 오후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만나 #"수사팀에 대한 '주의'와 '독려' 의미" #수사팀 "대상자 배려해 신속히 수사"
대검찰청에 따르면 문 총장은 이날 오후 윤 지검장으로부터 정례 면담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이같이 당부했다. 문 총장은 또 “국정원 수사를 신속하게 진행해 진실을 명확하게 규명하라”고도 했다고 대검 관계자는 전했다.
이 자리에서 윤 지검장은 사건 발생 당시 상황을 보고하고, 총장의 지시에 수긍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윤 지검장은 “변 검사에게 특별히 압박이 될 수사는 하지 않았고, 압수수색에도 고참급 검사를 보내는 등 검사로서 예우를 다 했다”는 점을 설명했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윤 지검장이 ‘동료 검사의 사망에 충격을 받았고 안타깝다. 앞으로 불행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더욱 살피겠다’고 문 총장에게 답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검찰 안팎에선 변 검사 사망과 관련해 윤 지검장과 수사팀의 책임론이 나오는 상황이다. 지난 6일 밤 변 검사의 빈소를 찾은 문 총장을 향해 유족들이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검사는 "변 검사가 숨지기 전 일부 언론을 통해 자신의 혐의나 의혹이 제기된 것을 '망신 주기'라며 많이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검찰에서는 문 총장이 윤 지검장과 수사팀에 주의를 촉구해 내부의 불만을 누그러뜨리려 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은 문 총장의 이같은 주문을 받은 뒤 "아무리 사안이 중하더라도 대상자에 대해 따뜻하게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 관련 사건 수사를 신속하게 철저하게 진행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대검은 변 검사를 추모하는 뜻에서 연말까지 잡혀 있던 부서 체육대회나 문화행사, 회식 등을 모두 취소했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