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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35분 연설…22번의 박수와 ‘엄지척’ 장면 보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1993년 7월 빌 클린턴 대통령에 이어 24년 만에 국회연설을 마치고 엄지를 치켜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1993년 7월 빌 클린턴 대통령에 이어 24년 만에 국회연설을 마치고 엄지를 치켜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8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 단상에 올라 35분간 연설했다. 여야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동안 기립박수를 포함한 22차례 박수로 환영의 뜻을 전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후 박수를 치면서 엄지를 들어올려 화답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22분간 연설에서 7번의 박수를 받은 데 비하면 큰 호응을 받은 거다.

통상문제 딱 한번 언급…‘FTA’ 단어 거론도 안 해 #북한 비판 때는 장내 650여명 ‘숙연’ #한국골퍼 얘기땐 ‘함박웃음’ #여야 기립박수로 환영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약 35분의 연설 중 24분을 북한 비판에 사용했다.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 강한 대북 메시지를 던졌다는 분석이다. 북한의 인권 실태를 비난할 때는 장내가 숙연해지기도 했지만, 한국을 “자랑스럽다”고 표현할 때에는 우렁찬 박수가 터져 나왔다.

예상됐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문제와 관련한 사안은 단 한 차례 원론적으로 언급하는 데 그쳐 눈길을 끌었다. 연설을 통틀어 한미 간의 통상문제와 관련된 발언이 나온 것은 이 장면이 유일했다. 연설문에는 ‘한미 FTA’라는 단어 자체가 없었다.

애초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45분 국회에 도착할 예정이었지만, 마포대교를 건너 국회에 도착한 시각은 이보다 17분 늦은 11시2분이었다. 일각에선 연설문을 고치느라 늦었다는 얘기가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1993년 7월 빌 클린턴 대통령에 이어 24년 만에 국회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1993년 7월 빌 클린턴 대통령에 이어 24년 만에 국회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예정 시각보다 20여 분 늦은 11시20분에 본회의장에 들어섰다. 트럼프 광택이 나는 LED 모양이 새겨진 듯한 푸른색 계열 넥타이에 성조기 배지를 차고서 검은 코트를 입은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의 손을 잡고 입장했다.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검은 옷을 입었다.

본회의장을 가득 메운 650여 명은 일제히 기립했다.

정 의장은 환영사 후 환하게 웃으며 멜라니아 여사를 좌중에 소개했고 이때에도 힘찬 박수가 나왔다. 멜라니아 여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감사를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친애하는 정 의장님과 국회의원 여러분, 신사숙녀 여러분, 연설할 기회를 줘 감사하다”며 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좌우를 둘러보며 연설을 이어갔고, 강조해야 할 대목에서는 엄지와 검지를 맞댄 ‘OK’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8일 국회연설에서 골프 이야기를 하며 박수를 유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8일 국회연설에서 골프 이야기를 하며 박수를 유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참관인들 사이에서는 입장시와 퇴장시를 합쳐 22번의 박수가 터져나왔다. 첫 번째 박수는 70년의 우정을 강조하는 부분이었다. 차분하게 지켜보던 참관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발전에 대해 “자랑스럽다”고 표현하자 우렁찬 박수가 나왔고, 한국의 여성 골퍼들에 대해 언급할 때에는 좌중에서 박수와 함께 웃음이 터져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인권 실태에 대해 맹비난을 할 때에는 숙연해졌다. 한국의 성공이 북한 독재 체제에 그 자체로 위협이라는 발언에서는 오랜만에 긴 박수가 이어졌다. “힘을 통해 평화를 유지하고자 한다”고 말하자 특히 한국당에서 힘찬 박수가 나왔다. 애초 예정보다 13분 긴 35분간의 연설이 끝나자 의석에서는 다시 기립박수가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도 자신도 같이 박수를 치면서 엄지 손가락을 높게 들어올려 박수에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여야 의원들과 악수를 하면서 퇴장을 했고, 도중에 다시 의석을 향해 손을 번쩍 올리는 모습도 보였다. 일부 의원들은 퇴장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을 촬영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정오에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1993년 7월 빌 클린턴 대통령에 이어 24년 만에 국회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1993년 7월 빌 클린턴 대통령에 이어 24년 만에 국회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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