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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트럼프 방한 집회에 '자제' 당부…"트럼프를 환영해달라"

중앙일보

입력

청와대가 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빈 방한을 앞두고 “국민 여러분이 마음을 모아 따뜻하게 트럼프 대통령을 환영해 달라”는 메시지를 냈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시위, 특히 반미(反美) 시위가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한 조치다.

지난 6월 30일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만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지난 6월 30일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만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7~8일 방한과 관련해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을 국빈으로 예우해 따뜻하게 맞음으로써 한·미 관계를 포괄적 동맹을 넘어 ‘위대한 동맹’으로 가는 결정적 계기로 만들고자 한다. 국민 여러분도 우리 정부를 믿고 지켜봐 주시고 많은 성원을 부탁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변인은 “북핵과 미사일 등 한반도의 안보 현실이 매우 엄중해 한·미 간 정치·경제·군사적 측면에서의 포괄적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며 “이것이 25년 만에 이뤄지는 미국 대통령의 국빈방문에 담긴 의미이고, 이는 궁극적으로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손님을 환대하는 것은 대대로 이어져 온 우리의 전통으로, 이를 통해 미국과 우리나라가 굳건한 동맹임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청와대의 이례적 메시지는 ‘반(反)트럼프 시위’를 예고한 시민단체와 민중당 등에 대한 자제 요청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 당부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찬성과 반대 진영 모두에게 해당한다”고 했지만 또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반대 시위에 대한 호소도 담겨있다”고도 했다. 그는 “미국 대통령의 국빈 방문 때 경호 상 위해요소가 있어서도, 외교적 문제를 만들어서도 안 된다. 국빈을 향한 예우”이라며 “행정안전부가 별도로 높은 수준의 경호 대책을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5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로공원에서 열린 '트럼프 방한 즈음 시민평화행동 Peace Sunday'의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전쟁반대와 평화협상을 촉구하며 행진하고 있다.[연합뉴스]

5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로공원에서 열린 '트럼프 방한 즈음 시민평화행동 Peace Sunday'의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전쟁반대와 평화협상을 촉구하며 행진하고 있다.[연합뉴스]

5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로공원에서 열린 '트럼프 방한 즈음 시민평화행동 Peace Sunday'의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전쟁반대와 평화협상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5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로공원에서 열린 '트럼프 방한 즈음 시민평화행동 Peace Sunday'의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전쟁반대와 평화협상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이틀 간 서울에서만 109건의 집회가 신고됐다. 경찰은 이중 28건을 제한하고 2건에 대해 금지를 통고했다. 2014년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방한 때는 금지가 없었다.

반미 집회는 한국진보연대·민주노총 등 220여 개 단체가 모인 ‘노(NO) 트럼프 공동행동’(공동행동)이 주도한다. 이들은 4일 결의문에서 “한반도를 위협하고 군사 압박과 제재를 확대하는 정상회담은 올바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한·미 정상회담일인 7일에는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오후 6시까지 청와대 인근에서 집회를 연다. 오후 7시부터는 광화문광장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트럼프 대통령의 숙소까지 행진할 계획이다. 국회 연설일인 8일엔 국회 인근 집회가 이어진다.

5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방한을 환영하는 집회가 열렸다. 장진영 기자

5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방한을 환영하는 집회가 열렸다. 장진영 기자

5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방한을 환영하는 집회가 열렸다. 장진영 기자

5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방한을 환영하는 집회가 열렸다. 장진영 기자

친박·보수단체 모임인 ‘박근혜 대통령 무죄 석방 서명 운동본부’도 7일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트럼프 대통령 환영 태극기 집회’를 연다. 대한애국당도 서울 프레스센터에 모여 ‘트럼프 미 대통령 국빈 방한 환영 태극기 집회’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7~8일 서울지역에 최고 수위 비상령인 갑(甲)호비상을 내려 비상근무 태세를 유지한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진보·보수단체가 개최할 예정인 집회와 관련해 합법적 의사 표현은 보장하되 경호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는 행위에는 엄정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 연설 때 민중당 의원 2명의 행동도 주목받고 있다. 민중당은 이미 국회 주변엔 ‘전쟁과 혐오를 선동하는 트럼프의 국회 연설 반대한다’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민중당엔 과거 통합진보당에 속했던 인사들이 포함됐다.

강태화·홍상지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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