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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용인 가족 3명 살인사건 피의자 아내는 '공범'인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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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장으로 이동하는 용인 일가족 피살사건 피의자 아내 정모씨(32.사진 왼쪽) [연합뉴스]

유치장으로 이동하는 용인 일가족 피살사건 피의자 아내 정모씨(32.사진 왼쪽) [연합뉴스]

지난 1일 오후 6시 10분 경기도 용인 일가족 3명 살인사건 피의자 김모(35)씨의 아내 정모(32)씨가 인천공항을 통해 자진 귀국했다. 둘 사이에서 난 두 딸(생후 7개월·2세)도 함께였다. 지난달 23일 오후 5시 3분 뉴질랜드 오클랜드 비행기 편으로 출국한 지 9일 만이다.

2일오전 조사때 "알지 못했다" 취지 주장 #경찰 아내 사용 태블릿PC 디지털 분석 중 #귀국 시 나온 3만5000달러 출처 확인 중 #범행 관련 이야기 나눈 정황 등 공범여부 조사 #경찰, "조사결과 따라 신병처리 여부 결정"

정씨는 귀국과 동시에 미리 대기 중인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오클랜드 영사관으로부터 귀국 사실을 통보받았다. 혐의는 살인 공모.

남편 김씨는 지난달 21일 용인시 처인구의 한 아파트에서 어머니 A씨(55)와 동생(14)을, 같은 날 오후 8시쯤 강원 평창의 한 졸음쉼터에서 의붓아버지 C씨(57)를 각각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김씨가 남편과 이런 끔찍한 범죄(혐의)를 공모했는지 수사 중이다.

정씨는 현재 경찰 조사에서 “전혀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2일 오전 조사에서 그는 “‘전에 (어머니 등을) 죽이겠다’는 의도를 여러 차례 드러냈지만, 이를 실행하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라며 범행 가담을 부인하는 진술을 했다.

지난달 용인 일가족 피살사건 현장조사. 렌트카 트렁크에서 실종된 의붓아버지 시신이 발견됐다.[연합뉴스]

지난달 용인 일가족 피살사건 현장조사. 렌트카 트렁크에서 실종된 의붓아버지 시신이 발견됐다.[연합뉴스]

앞서 전날 진행된 첫 조사 때에는 “경찰의 체포 이유 고지 때 남편의 범행에 대해 들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는 귀국 이유에 대해서는 친정의 권유가 있었다고 답했다. 친정 식구가 “(뉴질랜드서 절도죄로 붙잡힌)김 서방이 금방 풀려날 것 같지 않으니 한국에 들어오라”고 해 귀국했다는 것이다. 친정에서 용인 사건을 묻지는 않았다.

경찰은 정씨가 입국 때 갖고 있던 태블릿 PC를 디지털 분석 중이다. 뉴질랜드 체류 기간 때 범행과 관련한 검색을 인터넷 포털에서 했는지 안 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휴대전화는 없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용인동부경찰서. [중앙포토]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용인동부경찰서. [중앙포토]

또 정씨에게서 나온 뉴질랜드 돈 3만5000달러(한화 2700만원)의 출처도 확인 중이다. 김씨는 범행 후 숨진 친모의 통장에서 8000만원을 자신의 통장으로 이체한 것으로 드러났다. 뉴질랜드 출국에 앞서 인천공항에서 뉴질랜드 돈 10만 달러로 환전한 사실이 확인됐다. 환전한 돈의 일부일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강력범죄 이미지. [연합뉴스]

강력범죄 이미지. [연합뉴스]

경찰은 특히 범행 당일인 지난달 21일 정씨와 남편 김 씨 간 나눈 대화 등을 토대로 공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수사 기법상 이들의 대화를 어떻게 확인했는지는 밝힐 수 없지만, 범행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 정황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또 이들 부부는 범행 당일 강원도의 한 콘도에서 함께 숙박했다. “지인을 만나러 여행 간다”며 강원도로 떠난 의붓아버지 시신 발견장소가 강원도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와 김씨는 이튿날인 지난달 22일 서울 강남으로 이동해 항공권을 예매한 후 하루 뒤 급하게 출국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여러 의문점이 많아 공범 여부를 조사 중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신병처리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용인=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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