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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연설 키워드 분석해보니....경제 39회, 성장 15회, 분배는 0회

중앙일보

입력

문재인 대통령은 1일 내년도 예산안에 관한 국회 시정연설에서 ‘경제’를 39회 언급했다. ‘국민(70회)’ 다음으로 문 대통령이 가장 많이 쓴 단어다. 주로 새 정부의 경제 정책 기조인 ‘사람중심 경제’를 설명하는 과정에서였다. 문 대통령은 “재벌·대기업 중심 경제는 정체된 성장과 고단한 국민의 삶이 증명하듯이 더 이상 우리의 미래를 보장하지 못한다”며 “‘사람중심 경제’로 우리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의 국회 본회의 상정에 따른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의 국회 본회의 상정에 따른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사람중심 경제’의 3대 축으로 소득주도 성장, 혁신 성장, 공정 경제를 꼽으면서 ‘성장’은 15회 언급했다. 지난 6월 국회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연설 때 ‘성장’이란 단어를 언급한 횟수는 5회였다. 반면 당시 2회 언급했던 ‘분배’는 1일 연설에서는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다. 분배에서 성장으로의 기조 이동이란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문 대통령은 소득주도 성장에 대해 “서민층의 소득증대는 소득주도 성장의 기반”이라며 “국민들의 가처분 소득을 늘려주는 예산을 대폭 증액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7월부터 5세 이하 아동에 대한 아동수당으로 월 10만원씩 지급하고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한 기초연금을 월 25만원(현행 20만원)으로 인상하고 지급대상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4차 산업혁명과 벤처창업으로 새로운 성장기반과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혁신성장 예산을 중점 반영했다”고 강조한 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융합기술 개발을 위해 총 1조 5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또 핵심 국정과제인 ‘일자리’를 13회 언급하며 “일자리 예산을 올해보다 2조1000억원 증가한 19조2000억원으로 대폭 증액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찰, 집배원, 근로감독관 등 민생현장 공무원 3만 명을 늘리고, 보육, 요양 등 사회서비스 일자리도 1만 2000개를 만들겠다”며 “고용을 늘린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에 대한 세제지원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1일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의사당을 나서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1일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의사당을 나서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평화’를 7회 언급했다. 그는 “새 정부는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한 안보환경에서 출범했다”며 “정부는 당면한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궁극적으로 한반도에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평화정착 ^한반도 비핵화 ^남북문제의 주도적 해결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북한 도발에 대한 단호한 대응 등을 5대 원칙으로 내세웠다. 문 대통령은 “어떠한 경우에도 한반도에서 무력충돌은 안 된다”며 “한반도에서 대한민국의 사전 동의 없는 군사적 행동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동시에 ‘안보’를 6회 언급하며 “압도적인 힘의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국방 예산을 2009년 이후 최고 수준(6.9%)으로 증액한 사실을 밝히며 “특히, 방위력 개선 예산을 10.5% 대폭 확대했다.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한국형 3축 체계를 조기에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안보와 민생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면서 “‘여·야·정 국정 상설협의체’의 운영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도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38분간의 연설에서 지난 6월 추가경정예산안 연설 때와 같이 파워포인트(PPT)를 활용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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