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만에 대한민국에서 성화가 타올랐다.
'모두를 빛나게 하는 불꽃(Let Everyone Shine)'으로 명명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성화가 대회 개막을 100일 앞둔 1일 오전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도착했다. 성화가 한국에 온 건 1988년 서울 하계올림픽 이후 30년 만이다.
지난달 24일, 1회 올림픽이 열린 그리스 아테네에서 채화된 성화는 지난달 31일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에 이양됐다. 안전램프에 담겨 전세기 이코노미석에 실린 평창 성화는 이날 무사히 도착했다.
전세기 출입구가 열리고 김연아(27) 평창올림픽 홍보대사와 도종환(62)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안전램프를 들고 모습을 드러내자 750명 국민환영단이 환호했다. 이날 해외 언론 80여개사가 찾을 만큼 관심이 뜨거웠다.
이희범(68) 조직위원장은 "성화가 대한민국의 홍보대사와 평화의 전도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낙연(65) 국무총리는 "성화는 7500명 주자와 함께 2018km를 달린다. 남북한 7500만 겨레가 2018 평창 올림픽에 함께 한다는 뜻"이라며 "1988년 서울올림픽을 통해 대한민국은 세계로 도약했고 세계는 냉전구조를 무너뜨렸다. 서울 올림픽과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세계가 놀랄 만큼 성공시킨 것처럼 평창올림픽도 멋지게 치르자"고 말했다.
이 총리는 김연아와 함께 안전램프에서 성화봉으로 불꽃을 옮겨 임시 성화대에 점화했다. 성화는 인천대교로 이동해 첫 봉송주자인 피겨선수 유영(13·과천중)의 손에 들려 대장정에 돌입했다.
유영이 약 150m를 달려 두번째 주자인 '국민 MC' 유재석(45)에게 성화를 넘겼다. '국민 첫사랑'이라 불리는 가수 겸 배우 수지(23),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3연패에 도전하는 '빙속 여제' 이상화(28·스포츠토토)도 동참했다.
첫날 101일간의 여정을 이미하는 101명의 주자가 인천대교 14.7km, 송도시내 5km를 달려 송도 달빛축제공원에 도착했다. 다시 안전램프에 담겨 제주도로 이동하는 성화는 개막일인 2월9일까지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올림픽 열기를 고조시킬 전망이다.
인천=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