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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스캔들’ 트럼프 턱밑까지 치고 올라온 뮬러 특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매너포트(左), 파파도풀러스(右)

매너포트(左), 파파도풀러스(右)

지난 5개월 수면 아래서 움직였던 로버트 뮬러 미국 특별검사가 단숨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턱밑까지 치고 들어왔다. 폴 매너포트 전 선거대책본부장과 사업 동료이자 선거 참모였던 리처드 게이츠, 조지 파파도풀러스 전 외교정책 고문을 기소하면서다. 매너포트 등 두 명에겐 미국 상대모의죄, 돈세탁 공모죄, 외국 로비스트미등록죄 등 12개 혐의, 파파도풀러스 에겐 위증·증거인멸 등 3개 혐의를 적용했다.

파파도풀러스 등 3명 동시 기소 #클린턴 e메일 수천통 입수 혐의 #CNN “트럼프, 특검 대책 마련 재촉”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미국 법무부 및 워싱턴 연방법원이 공개한 기소장에 따르면 매너포트와 게이츠는 2005~2015년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가까운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 및 그가 이끄는 우크라이나 지역당 로비스트로 활동했다. 두 사람은 2006년부터 올해까지 키프로스 , 세이셸 제도 등에 역외계좌를 만들어 7500만 달러(약 840억원)를 돈세탁하고, 이 중 1800만 달러(약 202억원)와 300만 달러(약 34억원)를 각자 로비대금으로 받아 사치품 구입에 쓴 혐의를 받고 있다. 연방법원은 이날 첫 재판을 열고 매너포트와 게이츠에 “도주 우려가 있다”며 각각 1000만 달러, 500만 달러의 보석금을 책정하고 가택연금 조치했다. 눈에 띄는 건 파파도풀러스 다. 그가 트럼프 선거 캠프와 러시아의 내통 의혹 루트 중 하나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4월 모스크바를 다녀온 조지프 미프수드 영국 동잉글랜드대학 런던 외교대학원 교수로부터 “러시아 정부 고위관리가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추문이 담긴 e메일 수천통을 입수했다’고 했다”는 얘기를 듣고 캠프에 보고 했다. 두 달 뒤 트럼프 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 사위 재러드 쿠슈너, 매너포트가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힐러리 에게 타격을 줄 정보를 갖고 있다”는 러시아 여성 변호사 나탈리아 베셀니츠카야를 만난 정황과 연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유감스럽 지만 폴 매너포트가 트럼프 캠페인에 합류하기 수년 전의 일”이라며 “(러시아와)공모는 없다”고 주장했다.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분노한 채 TV를 보면서 측근들에게 뮬러 특검에 대한 대책 마련을 재촉했다”고 보도했다. 특검팀의 애런 젤린스키 검사는 파파도풀러스의 위증혐의 유죄인정 공판에서 “여기서 입증된 형사재판은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대규모 사건의 작은 일부분일 뿐”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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