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Fed 의장에 파월 유력 … 트럼프 아시아순방 전날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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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제롬 파월

제롬 파월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차기 의장이 오는 2일(현지시간) 발표된다. 경제전문방송인 CNBC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31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Fed 통화정책회의를 지켜본 뒤 아시아 순방길에 오르기 하루 전인 2일 지명자를 발표한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여기서 한 발 더 나갔다. WP는 지난달 30일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Fed 의장에 제롬 파월(사진) 현 Fed 이사를 지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앞으로 환상적인 일을 해낼 사람이 내 마음속에 들어왔다”고 말해 마음의 결정을 이미 끝냈음을 암시했다.

대형 사모펀드 출신 ‘비둘기파’ #미, 온건한 통화정책 유지될 듯

지금까지 차기 Fed 의장 후보로 오르내리는 인물로 파월 이사와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 교수, 재닛 옐런 현 의장 등 대략 3명 정도로 압축됐는데 이번에 파월 이사로 완전히 기울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형 사모펀드인 칼라일그룹 출신인 파월은 규제 완화에 찬성하는 친시장 인사이다. 옐런과 같은 ‘비둘기파’로 분류되지만 Fed 내 유일한 공화당 인사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호조를 보이는 미국 경기가 계속 활황을 이어가면서 고소득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지기를 원한다. 그런 점에서 급진적인 금리 인상을 원하는 ‘매파’로 분류되는 테일러 교수보다 파월 이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선호도 면에서 앞선다는 평가다. 월가 역시 파월 이사가 지명돼 상원 은행위와 전체회의 인준을 통과한다면 기존 Fed 정책의 연속성이 유지될 것으로 보고 환영하는 편이다.

파월 이사가 Fed에 둥지를 튼 것은 2012년 오바마 전 대통령의 지명을 받고서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재무부에서 일했고, 이후에는 사모펀드인 칼라일 그룹의 파트너로 영입됐다. 칼라일그룹을 나온 뒤에는 워싱턴 씽크탱크인 바이파티잔 정책센터에서 상징적으로 1달러를 받고 일했다. Fed에서 15년 동안 몸담았다가 UBS 최고 이코노미스트로 영입된 세스 카펜터는 파월 이사가 경제학이 아닌 법학(조지타운대)을 전공했지만 “오랜 시간을 열린 마음으로 고민한 뒤 가장 양심적인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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