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물갈이론'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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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나라당 내 '물갈이론'을 둘러싼 공방이 끓어오르고 있다. 소장 의원의 '60대 물갈이론'에 이어 28일 재선 그룹의 '강남 물갈이론'까지 제기돼 전선(戰線)이 전방위로 확장되는 형국이다.

특히 강남 물갈이론은 최병렬(崔秉烈)대표를 겨냥한 것이어서 파문이 예상된다. 자연히 29일 열릴 의총에선 초선.재선.중진 세 그룹이 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준표.김무성.김문수.이재오 의원 등 재선 그룹은 이날 저녁 서울 여의도 음식점에서 회동했다.

洪의원은 "강남 의원들은 경쟁력이 있으니 지역구를 신진 인사에게 주고 강북에서 싸워야 한다"며 "崔대표는 강남갑을 물려주고 새로 생길 도봉을로 가야 하며 홍사덕 총무와 오세훈.원희룡 의원도 강북에서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개혁을 주창하려면 자신들부터 가시밭길을 가야 한다"며 "崔대표나 洪총무가 전국구를 받는다면 뒤집어엎겠다"고도 했다.

또 "문제를 일으킨 당직자들은 다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洪의원의 강성 발언이 쏟아지자 김무성.안택수.백승홍 의원 등은 "맞는 말"이라며 공감을 표했다.

이 같은 洪의원의 발언은 崔대표 체제에 대한 정면도전으로 해석할 수 있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에 대해 崔대표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오는구먼, 그러나 코멘트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용퇴론 동조자 규합"='용퇴론'을 제기하고 나선 남경필.오세훈.원희룡 의원 등 소장파 8인은 자신들의 주장을 당내에 적극 알리며 공감대를 넓히는 작업에 착수키로 하고 29일 의원총회에서도 주장을 펴기로 했다고 한 관계자가 전했다.

◇중진들 반격=3선급 이상 모임인 '중진모임'도 이날 저녁 崔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집결했다. 이들은 중지를 모아 요구 사항을 崔대표에게 전달했다.

이들은 ▶나이에 따른 물갈이 불가▶용퇴론을 제기한 원희룡 의원에 대한 문책 등을 주문했다. 元의원의 거취와 관련, 崔대표는"공식석상에서 꾸짖었고 젊은 사람이 실수할 수도 있으니 이해해 달라"고 관용을 당부했다.

한편 이날 오전에도 용퇴론 비판이 무성했다. 장경우(張慶宇)전 의원은 당 운영위원 회의에서 "어린애, 아니 젊은 의원들이 얘기한 '60대 용퇴론'이 객관적인 잣대와 국민 지지를 획득했느냐"며 "나이 때문에 당 지지도가 안 올라가는 게 아니다"고 성토했다.

崔대표도 "연령을 가지고 용퇴론을 얘기하는 것은 상식에 맞지도 않고 반영할 방법도 없다"며 "좀더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남정호.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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