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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못 가, 설탕 가슴" 여비서 성기구 심부름 시킨 장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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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미러 인터넷판은 마크 가르니에 국제통상부 장관(왼쪽)과 스티븐 크래브 전 고용연금장관에 이어 또 누가 영국 의회에서 성추문에 휩싸일지 모르겠다고 보도했다. [미러 사이트 캡처]

영국 미러 인터넷판은 마크 가르니에 국제통상부 장관(왼쪽)과 스티븐 크래브 전 고용연금장관에 이어 또 누가 영국 의회에서 성추문에 휩싸일지 모르겠다고 보도했다. [미러 사이트 캡처]

 미국 할리우드 거물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 추문 파문이 폭로된 이후 사회지도층의 성희롱이 각국에서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영국에선 장관이 도마 위에 올랐다.

가르니에 국제통상장관의 전 여비서가 폭로 #성기구 사오라고 시킨 뒤 가게 앞서 기다려 #이직하려 하자 "못 가, 설탕 가슴" 성희롱 발언도 #메이 총리 "성희롱 누구든 조치 받아야" 지시 #전 고용연금 장관은 19세 여성 지원자에 음란 메시지 #프랑스 의회에선 "성희롱 의원 리스트 돌아"

29일(현지시간) 영국 BBC와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마크 가르니에 국제통상부 장관이 여비서에게 성인용품을 사 오라고 지시했다. 의원을 겸하고 있는 가르니에는 지난 2010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비서였던 캐롤라인 에드몬슨에게 돈을 주며 소호 거리에 있는 성인용품 가게에서 성기구를 사 오라고 시켰다. 자신은 상점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고 에드몬슨이 폭로했다.
가르니에는 또 에드몬슨이 다른 의원실로 옮기려 하자 다른 사람이 듣는 자리에서 “넌 아무 데도 못 가, 설탕 가슴(sugar tits) 때문”이라고 성희롱하기도 했다.

파문이 일자 테리사 메이 총리는 즉각 조사를 지시했다. 제러미 헌트 보건장관은 “국무조정실은 보도된 일들의 사실 여부를 가리고 의원 행동강령을 위반했는지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이 총리는 “성희롱은 완전히 받아들일 수 없는 부적절한 행위이고 이런 행위를 한 누구든 심각한 조치에 취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메이 총리는 또 존 버커우 하원의장에게 의회 관계자들에 의한 성희롱을 막을 수 있는 구속력 있는 절차를 만들 것을 요청했다.
가르니에 장관은 “부정하지 않겠다"면서도 "공룡 같은 행위로 보일 수 있지만 결코 성희롱을 한 건 아니다"고 주장했다.

마크 가르니에 영국 국제통상부 장관. 여비서에게 성기구를 사오게 하고 성희롱 발언을 한 것이 폭로됐다.

마크 가르니에 영국 국제통상부 장관. 여비서에게 성기구를 사오게 하고 성희롱 발언을 한 것이 폭로됐다.

이에 앞서 스티븐 크래브 전 고용연금장관도 사무실 직원 모집에 지원한 19세 여성에게 성적 내용이 담긴 문자메시지 보낸 것에 대해 사과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경제, 사회 등의 분야는 물론이고 영국 민주주의의 신성한 자리에서도 소름 끼치는 이들이 존재한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의회에서도 성추문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BBC는 전직 의회 여성 보좌관의 인터뷰를 인용해 "프랑스 의회에선 여성 보좌관 사이에 (성희롱 의원) 블랙리스트가 돌아다닌다"고 전했다. 와인스타인 사태 이후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미투(Me Too) 캠페인’이 전 세계로 퍼지면서 프랑스 파리에서 여성 수백명이 거리로 나와 대책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유럽연합(EU) 의회는 의회 내 성희롱, 성학대 문제 조사를 위한 결의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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