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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국내 중소 ICT기업들 "해외 진출, 큰 장 섰다" 기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올림픽은 스포츠 경기뿐 아니라 정보기술(IT)로도 경쟁하는 대회가 될 것이다."

2012 런던 올림픽 거치며 SNS 이용 폭발적 증가 #기술 경쟁력 있는 국내 IoT·AR 업계 해외 진출 기대 #일본·중국 관계자들, 한국 준비상황 보러 잇따라 입국

평창 동계올림픽을 준비 중인 이희범 조직위원장은 "대회에 적용할 정보통신기술(ICT)을 테스트하는 기간 중국과 일본의 관계자들이 다수 다녀갔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일본은 2020년 하계 올림픽, 중국은 2022년 동계 올림픽을 준비 중이다.

과거 관광산업과 주로 연계됐던 올림픽은 스마트폰이 대중화한 이후 ICT 신기술과 결합하는 장이 되고 있다. 2012년 영국 런던 올림픽은 '역대 최초의 소셜림픽(Social-Limpic,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올림픽)'으로 불렸다. 당시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실시간 올림픽 상황과 시내 관광 정보 등을 전달했다. 2008년 중국 베이징 올림픽 때만 해도 1억명이었던 전 세계 페이스북 이용자 수는 2012년 런던 올림픽을 거치면서 9억명으로, 트위터 이용자는 600만명에서 1억4000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2014년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같은 개인 소유의 스마트 기기를 회사 업무에 쓰면서 맞춤형 정보를 찾는 ‘BYOD(Bring Your Own Device)’ 개념의 대중화 계기가 됐다. 또 지난해 브라질 리우 하계올림픽을 통해서는 인터넷에 접속하기만 하면 언제 어디서든 대용량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생태계가 크게 확장했다.

국내·외 산업계가 내년도 평창올림픽에 거는 기대감이 큰 이유도 이런 선례를 봐 왔기 때문이다. 특히 기술력을 갖추고도 대기업보다 해외 바이어 접촉이 쉽지 않던 국내 중소·중견 ICT 기업들에는 이번 올림픽이 ‘기회의 장’이 될 전망이다.

사물인터넷(IoT) 전문기업인 미디어포스앤컴퍼니 최충헌 대표는 “기술력은 자신 있었지만, 이를 해외에 알릴 기회가 없었는데 평창 올림픽이 해외 프로젝트에 뛰어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2012년 설립된 이 기업은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등 5곳의 모바일 예매·입장 서비스를 통합하는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이번 올림픽에서 공식 후원사인 KT와 함께 ‘참여형 관람 안내’ IoT 서비스를 개발했다.

특히 해외 기업에 비해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증강현실(AR) 기업들의 기대가 크다. 평창올림픽 때 관광객의 즐길거리 기능을 하게 될 강릉 월화거리 조성 사업에 ‘스마트쇼핑’ 서비스 구축으로 참여하는 SQI소프트 조영준 대표는 “강원도 내 의류 매장들의 호응 속에 입소문이 나면서 내년부터 연간 400~500대씩 지속적으로 관련 기기를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수출에서도 좋은 결과가 기대되는 만큼 연매출 100억원 증가를 목표로 세웠다”고 밝혔다. 의류 매장에 비치되는 이 기술은 소비자가 옷을 골라 '스마트 미러' 앞에 서면 가격, 사이즈는 물론 '이 옷과 함께 입으면 좋은 옷' 리스트까지 함께 뜬다. 연령과 성별을 감지해 잘 어울릴만한 옷들을 추천하는 기능도 있다.

해외 업체들도 평창 ICT 올림픽에 뛰어들고 있다. 글로벌 기업 인텔은 공식 후원사로 나서 VR과 5G 플랫폼, 360도 리플레이 콘텐트 같은 신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외에도 퀄컴과 에릭슨, 노키아 등이 KT 등 국내 업체와 협업해 5G 구현에 앞장선다.

최정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평창ICT올림픽추진팀장은 "2020년 하계 올림픽을 여는 일본이 지난해부터 하네다 공항에 총 17종의 손님맞이 로봇을 테스트하는 등 첨단 올림픽을 준비 중"이라며 "이보다 앞서 열리는 평창 대회를 통해 ICT 선도국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기업들과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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