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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총선] 여자 아베 당선,'대머리'폭언女 낙선,문제아의 희비

중앙일보

입력

22일 치러진 일본 중의원 선거에선 화제의 당선자가 여럿 나왔다. 문제의 언행으로 ‘마의 2회생(魔の2回生)’으로 불렸던 자민당 출신 재선의원들은 명암이 엇갈렸다. 그런가 하면 희망의당에서 ‘배제 대상’으로 분류됐던 후보들은 보기좋게 당선됐다.

이나다 도모미 전 방위상. [사진=위키피디아]

이나다 도모미 전 방위상. [사진=위키피디아]

우익적 언행으로 ‘여자 아베’라는 별명을 얻었던 이나다 도모미(稲田朋美) 전직 방위상은 당선에 성공했다. 대표적인 ‘마의 2회생’으로 재선의원 재임 기간 중 숱한 문제 행동을 일으켰다. 그는 남수단 유엔평화유지군(PKO)의 근무일지 문제로 방위상을 사임했다. 지난 7월 도쿄도의회 선거를 앞두고 “방위상 자민당으로서 지원을 부탁한다”는 말을 해 공무원 선거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는 논란도 일으켰다. 고향인 후쿠이(福井) 1구에서 당선한 그는 “초심으로 돌아가 지역과 일본을 위해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대머리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도요타 마유코 전 자민당 의원이 선거에서 낙선한 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마이니치신문 홈페이지]

'대머리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도요타 마유코 전 자민당 의원이 선거에서 낙선한 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마이니치신문 홈페이지]

‘마의 2회생’ 동기인 도요타 마유코(豊田眞由子) 전 의원은 고배를 마셨다. 13살이나 나이가 많은 비서에게 폭언을 한 게 문제가 돼 자민당을 탈당한 그다. 그가 “이 대머리야~ 그게 아니잖아”라며 비서를 괴롭힌 목소리는 공중파 TV를 통해 전국에 방송됐다. 사이타마(埼玉) 4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그는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이며 ‘사죄 운동’에 가까운 수준의 ‘선거운동’을 펼쳤다. 하지만 지역구 5명 후보 가운데 가장 적은 득표수로 낙선했다.

재해 현장에서 직원 등에 업혀 현장을 시찰해 물의를 밎은 무타이 슌스케 전 의원.[사진=인터넷 캡쳐]

재해 현장에서 직원 등에 업혀 현장을 시찰해 물의를 밎은 무타이 슌스케 전 의원.[사진=인터넷 캡쳐]

재해 현장에서 내각부 직원 등에 업혀 물웅덩이를 건넜다 공분을 샀던 무타이 슌스케(務台俊介) 전 의원도 재기하지 못했다. 그는 선거 운동 기간 “큰 판단 미스였다. 반성해야 한다”며 해명에 나섰지만 지역주민들의 지지를 얻는데 실패했다.
민주당 정권 총리를 지낸 간 나오토(菅直人)전 의원은 서바이벌에 성공했다. 그는 희망의당이 공천에서 배제한 대표적인 민진당 출신 거물 가운데 한명이었다. 그는 오랜 라이벌인 자민당의 츠지야 마사타다(土屋正忠)와 대결해 이른바 ‘츠지칸 전쟁(土管戦争)’에서 승리를 거뒀다.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전 총리도 무소속으로 출마해 8선에 성공했다.
희망의당 창당에 과정에 조언했지만, 역시 고이케 대표로부터 배척당해 무소속 출마를 한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자유당 대표는 이와테(岩手)3구에서 당선되며 17선 기록을 세우게 됐다.
불륜의혹 보도로 시련의 시기를 겪었던 야마오 시오리(山尾志櫻里) 전 의원도 재기에 성공했다. 그는 민진당 간사장 취임을 앞두고 9살 연하 변호사와 불륜관계라는 주간지 보도로 민진당을 탈당했다. 그는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일본 언론들은 그의 당선 소식을 “역경을 뒤집고 일어섰다”고 보도했다.
한편, 모리토모(森友)·가케(加計)학원 등 아베 총리를 둘러싼 사학스캔들과 관계있는 자민당 인사들도 모두 당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케학원에서 헌금을 받은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전 의원, 가케학원을 위해 관련 부처에 압력을 행사한 의혹을 받는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관방부장관도 생환했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여자 아베' 이나다 前 방위상 당선 #'불륜 의혹'보도 여 의원도 당선 #수해현장 어부바 의원은 낙선 #간과 노다,민주당 총리들은 생환 #가케 스캔들 연루자들도 살아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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